face to face

슬기로운 유배생활 in Michigan

by 마이너리거

한국의 월드컵 원정이 끝이 났다. 축구는 몰라도 월드컵은 국뽕의 마음으로 챙겨보았는데 온통 해외에서 플레이되지 않는다는 오류 메세지만 뜨다가 구글파이 LTE로 극적으로 연결! 자주 끊기긴 했지만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4경기 모두 관전했다. 한국에 있었다면 친구들과 가족들과 더 잘 즐겼을테지만 나오지 않는 한국경기를 겨우겨우 찾아 연결하고 아침부터 맥주에 팝콘을 먹으며 응원하는 재미도 있었더랬다.


아침에 스쿨버스 타는 곳에 아이들을 데려다 주러 나가니 오늘은 같이 타는 한국인 아이와 일본인 아이 둘 다 아빠와 함께 나왔다.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이다 보니 아침은 역시나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다.

일본아버지 : 어제 월드컵에서 한국은 어떻게 됐어요?

한국아버지 : 결국 탈락했어요. 일본은 너무 아쉽게 졌던데요?!

일 : 네 맞아요 승부차기에서 탈락했습니다.

한 : 그래도 크로아티아보다 경기내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어요.

일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도 포르투갈과 멋진 경기였어요.

한 : 네 그땐 정말 믿을 수 없는 승리를 했어요.

일 :16강에서 일본이 이기고 한국이 이겼다면 우리가 맞설 수 있었어요. 그랬다면 재미있었을텐데... 한국 16강은 누구와 붙었죠?

한 : 브라질이요. 4대 1로 졌어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었죠.

일 : 브라질이면 잘 싸웠네요. 그들은 세계 최강이잖아요.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한일전이 있을 때 마다 일본은 무조건 이겨야 해! 하고 득달같이 달려들지만 때로는 험한 말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려하지만, 이렇게 얼굴을 맞대면 어떠한가. 서로 배려하고 좋은 이야기로 서로를 칭찬해준다. 타지라 그런지 한국사람 아니라 일본사람이라도 이렇게 만나게 되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여기 너무 춥지 않아요? 일본도 집이 따뜻하죠?' '한국도 젓가락을 쓰네요' '이 음식은 일본 덮밥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등 비슷한 식성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서로에게 험한 말을 내뿜는 이들도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고 서로 마주하면 누군가에게는 위안이 되고 위안을 받는 따뜻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근거없는 비방은 자기 불만족에서 비롯되니까... 악플러를 고소했다가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일이 많다. 대면해보면 위안이 필요한 그들. face to face. 댓글도 누군가를 향한 DM도 대면한다는 생각으로 얘기한다면 모욕적인 말들로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은 덜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