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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유배생활 in Michigan

by 마이너리거

전 세계 어딜가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돈이 많아야 행복한 건 사실이다. 미국에 와서까지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월세 2300불, 전기세, 가스비 고정비만 해도 감당이 힘들다. 또한 식료품 값, 기름값 온통 오른 것 뿐이라 숨만 쉬고 살아도 허덕일 지경이다.


한국에서는 이러지 않았는데 한정된 재화가 눈에 보이다 보니 더 힘든 것 같다. 신랑이 벌어놓은 돈은 이미 차사고 디파짓으로 다 나갔고, 한달을 벌어 다음 한달을 살아야 하니 고정된 월급 안에서 쓰임이 제한 될 수 밖에 없다. 또, 내집에서 살 때는 월급 300만원이 고스란히 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곳에서는 내가 번돈이 월세로 고스란히 나간다. 시급제로 일하고 있는 지금 하루 4시간도 애들 돌보면서는 힘들다고 했던 내가 오버타임을 10분, 30분, 한시간 씩 더하곤 한다.


사실 푼돈을 아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외출 전 소등을 철저히 하고, 일회용기는 씻어서 말려 재사용하며, 식재료를 버리는 일이 없고, 외식을 하는 일은 아주 드물지만 그마저도 남은 음식은 반드시 포장한다. 남긴 음식을 먹다보니 나는 자연스럽게 끼니를 거르는 사람이 되었다. 아침에는 아이들이 남긴 한 두 숟갈 쯤 되는 밥으로 허기를 없애고, 배가 고파서 못 살겠다 싶을 3시쯤 한끼를 먹는 것이 전부이다. 다이어트를 하려한 건 절대 아닌데 시간과 돈의 결핍으로 살은 자연히 빠지고 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쿠팡으로 바로 바로 사던 한국의 삶과는 달리 마트에서도 항상 가격비교를 하고 비싸고 좋은 것 보다는 싸구려를 선호하게 되었다. 집 앞에 스타벅스가 있는데 그 곳에서 돈을 써본 적은 없다. 한국에서 식후땡으로 늘 커피를 사먹던 모습이 오히려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줄줄 새어나간다. 차를 사려고 급하게 수수료를 내고 환전했는데 1400원대에 머물던 환율이 뚝뚝뚝 떨어져 1200원에 육박한다 환전으로만 3-400만원을 손해보았다. 게다가 현지에서 크레딧이 없어서 만든 카드가 후불로 충전해야만 했는데 그걸 모르고 카드에서 계좌로 어음을 보낸것이다. 계좌에서 카드로 보내야하는 걸 거꾸로 보내서 30불에 육박하는 연체료를 물었다. 소소하게는 테이크 아웃은 팁 안줘도 되는데 펜 내밀길래 팁 써서 손해본 사건, 전기장판을 켜두고 하루종일 외출한 사건 등등. 아끼려 할 수록 노력이 무색해질만큼 이상한 곳으로 돈은 새어나간다.


명품을 좋아하지도 부동산이나 주식 코인에 투자를 하지도 못했고, 흔한 애들 영어학원 한 번 안 보냈더랬다. 사치하지 말고, 허세부리지 말고, 그냥 소소하게 우리 살 집 하나. 먹고 싶은 거 먹고, 가진 거 안에서 잘 누리고 살자는 게 우리 소신이었는데 미국에서의 삶이 이토록 돈 때문에 힘들어질 줄 몰랐다.


미국에 오면 해야지 했던 것들이 있다. 크게는 디즈니월드 여행,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 시카고 여행 등등 작게는 사고 싶었던 옷 신발 가방 사기 등등. 비눗방울에 담긴 것처럼 느껴진다. 바람에 날려가거나 손을 대면 톡 터져버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꿈.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해내고 갈 수 있을까. 아까워서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진 않을까. 아님 지금 모든 걸 탕진하고 후회하진 않을까. 고민이 깊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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