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유배생활 in Michigan
여기 살다보니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젤 문제라는 생각에 캠블리 화상영어를 시작했다. 무심코 내 영어가 너무 모자란다는 생각에 빠져 질렀는데 생각보다 말할 기회가 많아 일주일에 60분씩 튜터와 대화 중이다. 하루는 어떻게 하면 영어가 빨리 늘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한 튜터가 "What would you like to do?"라고 되물었더랬다. 취지는 '네가 좋아하는 분야로 사람을 만나고 확장시키다 보면 그 과정에서 영어가 저절로 늘 것이다.'라는건데 나는 덜컥 말문이 막혀버렸다.
나는 뭘 좋아하지... 뭘 좋아했지...
책읽기? 책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시작함과 동시에 몇 페이지 못 읽고 놓기 일쑤고 한 권을 진득하니 읽지도 못한다. 일년에 읽어 내는 책의 권 수를 따지자면 이건 좋아한다고 말을 꺼내기 조차 부끄러운 것이다.
요리? 잘 된 요리에 뿌듯함을 느끼곤 하지만 그것은 필수불가결한 의무에 의한 것이지 사실 나는 남이 해주는 밥을 젤 좋아한다.
여행? 어리고 체력될 때나 그랬지. 지금은 어디 나서려고 하면 네식구 짐부터 챙겨야하니 좋아한다기 보단 이젠 성가심에 가깝다. 게다가 매일을 새로운 상황에 맞닥들이다보니 여행가서 굳이 또 챌린지를 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미술작품 감상하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미술관에 갈 시간도 여의치 않고, 음악듣는 걸 좋아했었는데 애들 틀어준다고 귀에 피날 정도로 아이브랑 포켓몬스터만 들어서 이제 내 취향이 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삶이 불행하거나 매우 불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니지만
취향이나 취미를 가지기에는 사치스럽도록 여유가 없는 생활이긴 하다.
김종국이 영어공부를 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먼저 말할 수 있어야한다고 하던데
나 자신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생각이 많아 지는 밤이다.
(라고 쓰면서도 잠이나 자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건 참....)
연예인 덕질이라도 해볼까
뒤늦게 본 구동매에 빠져 사랑의 이해까지 봤더니 하상수 계장이 맘에 꽂혀 나가질 않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