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전시회를 다녀오다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Material Collective(메테리얼 콜렉티브)’ 전시가 문을 열었습니다. 새로운 소재와 재료를 탐구하는 젊은 공예가와 제품 및 건축 디자이너, 미디어 아티스트가 참여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들은 일회용 비닐봉지와 폐페트병, 폐원단, 굴껍데기 등 우리 생활 속에서 버려진 재료에서 새로운 가치를 모색했습니다.
전시장 입구를 지나면 먼저 소재 체험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굴 껍데기와 폐원단, 비닐봉지 등 이번 전시에 활용된 소재들을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죠. 뜻밖에도 플라스틱처럼 버려진 재료뿐만 아니라 소나무 껍질과 천연 레진(수지)처럼 자연에서 가져온 소재도 있었는데요. 버려진 재료를 넘어 우리 주위에 있었지만 용도가 한정됐던 재료도 새로운 쓰임을 찾는다는 점에서 ‘소재의 한계를 허문다’는 전시 주제를 느낄 수 있었죠.
소재 체험존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다섯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재료보다, 그 재료를 가공하는 디자이너들의 과정을 볼 수 있단 점이었는데요. 일례로 폐페트병으로 만든 데스크 오거나이즈를 보시죠. 완성품만이 아니라 버려진 플라스틱부터 분쇄된 상태, 혼합물질과 디자인 목업(실물모형) 등 디자인과 제작 전반의 과정을 볼 수 있는데요. 아울러 현장의 QR코드를 통해 제작과정과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어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버려지는 버려진 비닐로 만든 조명 커버, 굴 껍데기를 활용한 거울과 타일, 천연레진을 활용한 보석, 폐원단과 미디어아트를 융합한 오브제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전시된 작품 중 한 데스크 오거나이저는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단 게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견고하고 실용적으로 보였는데요. 디자인도 아름다워서 같이 간 일행이 탐을 내기도 했죠. 이렇듯 이번 전시회는 작가들의 시도를 볼 수 있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시도들이 아직 ‘전시’에 머무르고 있단 점이 아쉬웠습니다.
“경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또한 재료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 디자이너 김지선 -
그리니엄에서 소개해왔듯 해외에서는 이미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현실화,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지속가능한 소재와 디자인을 전시회 밖의, 실생활에서 만나는 날이 다가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갤러리문
일시 : 2022.02.18 - 03.20. 매일 오후 12 - 9시. 월요일 휴관
기타 : 무료관람, 네이버 사전예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