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izon : 수평선, 지평선
언제나 같은 곳에서 깨어난다.
노을빛으로 세상이 온통 붉을 때 바다를 건너간다.
신나게 걷기 시작하다가 한 지점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몇 걸음 더 가면 물속으로 떨어진다. 순식간에.
그럼 나는 깜짝 놀라 마치 실제로 헛디딘 것처럼 파드닥 거리며 잠에서 깬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지만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의문점은 입고 있는 옷인데 분명 사제로브란 말이지.
사제로브는 3학년은 되어야 입을 수 있고 사제수업을 들어야 가능하다.
즉, 지금 내가 가지거나 입을 수 없는 옷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나는 사제 쪽은 관심이 없는데 왜 이 옷을 입고 자꾸 바다에 빠지는 지를 모르겠다.
어젯밤에는 빠지기 전 멈췄을 때 꿈 속이라는 것을 살짝 인식했던 것도 같다.
그런데 하늘빛이 너무 예뻐서 바다까지 물들어버린 세상에 감탄을 하다가 어느새 걸었던 모양인지 또 빠지면서 잠에서 깼다.
이번에는 조금 아까웠다.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으으으. 알 수도 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