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ote : 원격의, 먼, 외딴, 리모컨
도넛을 먹으니 정말 몸에서 약간의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기분마저 따스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생각났다. 인사도 안 했다는 것을. 이런 예의 없는 것이 있나라고 스스로를 나무라며 얼른 인사를 건넸다.
“앗! 저는 루라고 합니다. 도넛이 정말 맛있고 신기하네요. 인사가 늦어서 죄송해요. ”
”후후후. 괜찮아요. 도넛을 좋아해 주니 기쁘군요. 나는 아크라고 불러주면 충분합니다. “
”아크…. 법사님도 빛방울을 담으러 오셨나요?”
“후후후. 저는 빗자루를 정비하러 왔어요. 물건도 좀 사고..”
”와아. 그럼 이 숲 어딘가에 살고 계시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
”와 아아. 이 숲에는 대단한 분들이 지낸다고 하던걸요. 웬만한 마력을 가지고는 살기 힘든 땅이라고 들었거든요. “
”후후후. 그런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이 숲이라고 해도 거의 끝 쪽 여기서는 꽤나 떨어져 있는 곳이죠. ”
“높은 곳에요?”
“조금 높은 편이죠?”
“구름도 별도 눈앞에 지나가고요?”
“뭐 때때로. 그런데 그건 그곳이 아니더라도.”
“오래 걸리나요?”
“아무래도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다. 물론 마녀전설 같은 수준이기는 했지만
어느 숲에 구름들이 머물다 가고 별들도 쉬어가는 하늘에 매우 가까운 절벽이 있다고.
그 절벽의 맨 위에는 작은집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대단한 마법사가 살고 있다고.
그리고 정원에는 고대부터 전해져 오는 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이 나무는 100년에 한 번씩 꽃이 피고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리는 데 이 열매를 먹으면 일반인도 초 일류 마법사가 될 수 있는 마력이 담겨있다고 했다. 물론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보통사람이 먹으면 확률이 더 높다고)
구름들이, 별들이, 하늘이 이걸 지키기 위해 근처를 감싸 올라가는 길도 찾을 수 없단다.
당연하게도 빗자루를 타고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다고 했다.
”와아. 그런 곳에 사시는구나. “
“???? ”
“저기…. 루양???? 루양? ”
나중에 들으니 아크아저씨는 이야기를 할수록 내가 딴 세상으로 가더란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저 멀리 가길래 조금 걱정이 되셨다고 했다.
물론 그 뒤로도 한동안 나의 오해는 풀리지 않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