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cks : 간식, 스낵, 과자, 가벼운 식사
언덕을 한두 시간 정도 올라갔을 때 알게 되었다.
저 언덕 끝에 다다를 수는 없다고.
힘들어서 헉헉 거리며 근처 바위에 앉아 쉬려는데 바로 옆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라 앉으려다가 순간적으로 1미터쯤은 이동한 곳에서 바라보니 한 마법사 아저씨가 그곳에 앉아계셨다.
“아오. 놀래라. 아니. 그게. 아무도 없는 줄 알았거든요. “
본래 앉으려 했던 바위로 가서 숨을 몰아쉬는데 소스라치게 놀란 것이 조금은 예의에 어긋나는 듯도 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법사 아저씨는 나를 쓰윽 보더니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스락의 이유인 듯한 도넛과자 봉지를 뜯었다. 그리고 권하듯 내게 과자 봉지를 내밀었다.
“아..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먹어두는 것이 좋을 거예요. 이건 그냥 도넛과자가 아니니까” 라며 다시 한번 봉지를 내밀었다.
거듭 거절을 하는 것도 그래서 하나를 집어 들었다.
보기에는 별다른 점이 없어 보여 그냥 도넛 같은데 싶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여기 계셨어요? 제가 한두 시간은 계속 여기를 맴돈 것 같은데 보지를 못했거든요.”
“후후후. 저는 온 지 얼마 안 되었지요. 야시장이 열린다기에 가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저 언덕을 넘기 힘든 상태길래 도넛이자 먹자 싶어서. 후후후.”
“앗. 역시!!! 으으으으. 저 언덕을 오를 수 없는 거 맞죠?”
내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후후후. 오랜만에 많은 이들이 땅을 밟아 땅이 신이 난 듯해요. 땅이 계속 감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 이것 보세요. “
마법사 아저씨가 가리키는 곳엔 들꽃이 하나 피어있었는데 점점 언덕 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곧 있으면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겁니다. 후후후”
“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그곳에 아까 그 들꽃이 돌아왔다.
‘이런 건 들어보지 못했다고!!!! ‘
어쩐지 야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가는 곳 치고는 사람이 너무나 없구나 싶었다.
“후후후 너무 억울해하지 말아요. 이 땅도 아가씨가 너무 반가워서 그런 거니까 후후후. “
“하-“ 그렇게 말하니 거참 화를 내는 것 마저 김이 샜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 숲은 깜깜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와 아아아 아!”
도넛이 빛나고 있었다.
“후후후. 신기하고 재밌죠? 이 숲에만 파는 스낵 중 하나랍니다. 사방에 빛이 전혀 없다 싶을 때 빛나기 시작하죠. 추울 때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어두울 때 먹으면 몸이 일정 시간 동안 밝아진답니다. 물론 들고 있어도 되지만 들고 있기에는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되죠. 게다가 맛도 무척 좋거든요."
그렇다. 아까부터 이 도넛 냄새가 맛있게 그리고 더욱 진하게 풍기기 시작해서 갑자기 허기가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돌아갈 때 꼭 사가자 맘먹었다.
정말 재밌는 숲이구나. 이곳은.
이 생각이 사라지는데 걸리는 날은 아주 짧았다.
주제어에 따른 즉흥 이어쓰기라 시간 및 장소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모든 주제어가 끝난 후 하나로 이어지는 글을 완성할 예정이에요. 어떤 이야기가 될지 저도 궁금해하면서 써 보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