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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Nov 07. 2024

30.VIOLIN

바이올린

“오. 그럴 텐가? 그럼 이쪽으로 올라오게.” 라며 뒤에 있는 카메라에서 덧붙여 말했다. 

“자네가 저 친구를 안내해 주게.”

라티나 뒤에서 나를 째려보고(?) 있던 그 친구는 제안이 맘에 들지 않았던지 고개를 돌렸다가 하는 수없다는 나를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던가요”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다. 


조심스레 다가가서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로봇이었다. 

로봇의 뒤쪽으로 가니 다리 뒤쪽의 일부분이 열리더니 작은 로봇 손이 나타났다. 

로봇 손은 마치 악수라도 하자는 듯이 손을 내밀어서 엉겁결에 악수를 했다.

악수가 아니었던 모양인지 손은 내 손을 잡자마자 나를 확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놀란 나는 손을 뿌리칠 틈도 없이 그대로 끌려 들어갔다. 


휘릭. 철퍼덕 

어디 간에 내던져지는 기분이었다. 으. 엉덩이가 아팠다.


“이런이런. 미안하네.  그 의자에 앉게. 곧 차를 줄 테니”


할아버지는 분주하게 차를 준비하며 말했다. 


“폴리. 번번이 의자를 비껴가는구나. 허허.”

“의자에 앉히는 것이 쉽지는 않아요. 할아버지. “ 


어린아이의 목소리? 할아버지 뒤로 숨은 것인지 내 쪽에서는 보이질 않았다.  


의자에 둘러보니 바깥에서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따스한 아늑함이 있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나무식 탁위에는 들풀(?)이 작은 병에 꽂아져 있고 그 옆에는 타닥타닥 나무가 타고 있는 작은 벽난로가 있었다. 

식탁과 의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 부드러워져 감촉이 아주 좋았다. 

선반들에는 여행길에 모은 듯한 소품들이 가득 놓여있었다. 어떤 곳은 여러 개가 겹쳐져 쌓여있기도 했다. 

왼쪽으로 아치형의 문이 있었는데 살짝 계기판이 보이는 것이 조종석인 모양이었다. 

그때 문을 긁는 소리가 들려와서 보니 오른쪽 문에서 나는 소리 같았다. 


미야옹~ 미야옹~ 


고양이????!!!! 고양이인가? 고양이님이 있을 리가 없을 텐데..?


할아버지는 못 들은 것인지 선반에서 새로운 그릇을 깨내고 계셨다.  


“저쪽 문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데요.” 그야말로 내 흥분수치가 올라가고 있었다. 


“또 그러는군. 그러면 자네가 열어주겠나? “ 라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냉큼 문을 열자 설마 했던 고양이가 걸어 나왔다. 


‘꺄아. 어머 어머 고양이 고양이 아니 아니 고양이님. 세상에. 귀랑 꼬리에 물방울무늬가 있어!!!’ 고양이님께 눈을 떼지 못한 채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고양이님은 나를 흘깃 쳐다보더니 아주 도도하게 나무의자 위로 가볍게 뛰어오르더니 들고 있던 유리병을 빛이 좀 더 들어오는 쪽의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고양이님이 유리병을 유심히 도 보기에 나도 유리병으로 시선이 옮겨졌다. 

유리병 안에는 바이올린이 앉아(?) 있었다. 생각에 깊이 잠긴 듯 먼 곳을 응시하며...


나는 내가 본 것이 맞나 싶어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유리병으로 다가가는데 고양이님이 한마디 하셨다.


“그건 예의가 아니지.”


“네?” 

“그의 사색을 방해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고양이님이 말했다. 


갑자기 어지러웠다. 


고양이님이 말을 했어. 

바이올린이 생각에 잠겨있다고? 


응???? 

도대체 이 할아버지 정체가 뭘까?

의문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여기서 잠깐 -

이 세계에는 고양이는 매우 드물다. 

고양이를 사역마로 두는 경우는 최상위 계급의 마법사들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도 1%밖에 되지 않는다. 

고양이가 최상위 계급의 마법사들보다 우위라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주제어에 따른 즉흥 이어 쓰기라 시간 및 장소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모든 주제어가 끝난 후 하나로 이어지는 글을 완성할 예정이에요. 어떤 이야기가 될지 저도 궁금해하면서 써 보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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