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제이 Nov 06. 2024

29. NAVIGATOR

navigator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어 사진을 받았다.

사진에는 당황한 내가 흔들린 채 담겨있었다.

사진을 놓자마자 거대한 손은 뒤에서 무언가가 잡아당기듯 멀어져 갔다.


그제야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거대한 손이 눈앞까지 오자 긴장했는지 순간적으로 숨을 참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휴—우———

숨을 내쉬는데 카메라 로봇(?)이 2미터 앞까지 어느새 와 있었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는데 더 이상 다가오지 않고 그곳에 멈춰 섰다.

눈을 한 번 깜박거리더니 눈을 감았다.

나는 여전히 긴장한 채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한 5초쯤 흘렀을까?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하는데 눈동자 대신 커다란 얼굴이 고개를 내밀었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네. 이거 반갑군. 어린 마녀친구는 오랜만이거든. 용케 여기까지 왔구먼 허허 “


“라티나!” 아까 소리치던 다른 카메라 로봇이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다가왔다.

“허허. 괜찮네. 이 친구는 아직 수습마녀고 여기에 수습마녀가 있다는 건 꽤 대단한 일이라고! “

“그래도. 확실한 건 아니잖아. 변신술일지도 모르고 “ 내 귀에 들리지 않도록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중이었다.

“허허허. 괜한 걱정이네.  그 정도 마법은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보더니 안심하라는 듯 웃어 보였다.


“여기서 이러는 것도 위험하지. 어떤가? 자네. 차 한잔 하겠는가? “


차마 거절할 용기는 나지 않고 묘하게 상냥한 듯도 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