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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씀 - 일월

2025년 1월 기록

by 그린제이

아직은 뭐가 어찌 될지 모르지만 우선은 월별로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해 봅니다.

(흠.. 그러기엔 1월도 거의 다 가고.....)


계획이라도 세운 듯 '블루' 였던 1월.

푸른 해의 뱀, 해를 건너면서 연말도 새해도 심정적으로는 심연의 어두운 색, 그리고

1월에 본 두 개의 전시 역시 블루가 두드러지는 것이 어쩌면 시리고 시린 블루가 겨울이구나 싶다.

한 장으로 보는 1월



전시기록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진행 중 (2025.3. 16일까지)


오래전 덕수궁에서 오르세미술관 한국전으로 기억한다. 그때가 시작이었지.

처음으로 원화들을 봤었다. 책에서만 보았던 그림들의 원화. 그리고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그림들과 다른 그림들이었다. 분명 그것들은!

특히, 폴 고갱의 그림에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색감은 원색이면서 원색이지 않고 원색이 아주 강렬하고 아름다웠다. 직접 본 후 매체에서 보이는 고갱의 그림들은 늘 아쉽다. 인쇄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음에도 매체로 바뀔 때 채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직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요즘은 질감도 그럴듯하게 인쇄가 되지만 실제를 보게 되면 차이가 확연하다. 인상파 그림 중에서도 고갱의 그림이 특히 간극이 큰 듯하다.


그로부터 국내에 유명작의 원화가 들어오면 꼭 보러 간다. 특히 한 번도 보러 가지 않은 작품은 더욱더.

고흐는 그저 봐도 봐도 좋으니 망설임 없이 고고.

영혼을 담는 그림이란 이런 작품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붓 터치 하나하나에 정말이지 사랑이 가득 담겨있는 것이 느껴진다. 아. 이분은 그림 그리는 순간 정말 행복하셨구나. 싶어 울컥했다.

전시 중간 "언제 가는 내 그림이 물감 값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라고 벽에 레터링 되어있는데 아!! "그럼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라고 마음이 외치고 있었다.

저 문구를 썼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싶어 마음이 아렸다.


이번 전시에서 무척 맘에 들었던 그림. [꽃에 핀 밤나무]

하늘의 민트색이 실제는 더 예쁘고 오묘해서 계속 보고 싶었다.

Blossoming chestnut trees (출전: google Arts & Culture )


보러 가기 전에 혹평이 너무 많아서 (운영상의 문제) 만약 가서 생각보다 사람이 미어터지면 고흐원화는 그래도 몇 번 봤으니 그냥 오자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진행되는 유명작가 미술전은 대부분 이런 식이라 이번에도 그렇구나 싶기도 했다... 우르르르 줄줄이...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품평들을 (-_+) 큰소리로 ㅋㅋ 정말 평가하기 좋아해. 다만 국내 유명작가 전시들에게 섭섭한 것은 작가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대부분 안 들어온다는 것뿐이다. 보러 가야지. 진짜 보고 싶은 작품은 아마 결국 오지 않을 듯 하니. ㅎㅎ

실제 초상화의 크기는 매우 작았다. (32.8x24cm) 대략 A4 사이즈



전시기록

ELMGREEN & DRAGSET : SPACES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진행 중 (2025.2.23까지)


수영장에 한 소년이 기운 없이 앉아있다. 궁금했었다.

똑딱똑딱...

그리고 어느 1월의 밤. 우연히 김상욱 교수님의 전시연계 강연을 발견한다.

어쩜 그 소년이 있는 전시다. 오오오~ 이런 행운의 운명이라니.

김상욱 교수님을 좋아하는 지인에게도 메시지를 보내 동행을 꾀했다.

강의는 예상범위 밖이었지만 매우 흥미로웠고 덕분에 전시를 더 풍성하게 볼 수 있었다.

김상욱 교수님의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기도 한 강연


이 전시는 내게 상당히 연극적이고 문학적으로 다가왔는데 나중에 보니 극작가와 배우이기도 했더라.

그래서 이러한 전시 방식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이런 거 좋아.

이런 스케일의 공간을 구성할 수 있는 전시라니 색다른 경험이었고 놀랍기도 했는데 이 전시 후가 더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이 전시 다음 전시 때는 이곳이 어떻게 바뀌어있을까 싶은?)

이 전시는 집, 레스토랑, 수영장, 주방, 아틀리에 등 이런 공간들이 보통의 크기로 그곳에 존재하는데 그것으로도 이미 작품이고 공간 안에 무수히 많은 상징과 의미가 담겨 있다.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안으로 들어가서 작품 안의 작품들을 생생하게 마주하도록 되어있다. 그런 점이 이 전시의 가장 큰 매력이고 의미하는 바를 각자 생각해 보는 것도 보는 것으로의 예술과 더불어 많은 질문에 답을 하게 하는, 보다 능동적인 예술작품 같다.


깔끔한 집, 정돈된 스타일, 건축가의 방, 집 앞 나무에 앉아 있는 독수리, 인종이 다른 사진, 알, 창문에 글을 쓰는 소년, 마주 보는 침대, 구멍 뚫린 물건들, 고급레스토랑, 칼로리만 적힌 접시, 창밖의 구름, 스마트폰 안의 대상에 집중하는 상대방, 푸른빛의 수영장, VR을 하는 소년, 힘없이 앉아있는 소년, 창문밖의 구름에게 다가가는 소년, 구름식당의 메뉴판, 이제는 커버린 청년, 보통의 건물크기에 비해 작은 도심의 빌딩들, 주방에서 연국 하는 쌍둥이(?)들, 주방에 놓여있는 담배꽁초들, 유기농밀가루, 뼈만 남아 유리관 안에 들어있는 독수리, 부화 중인 알 그리고 꼬리뼈.


어떤 식으로든 해석이 가능한 작품들이지만 이 아티스트 듀오가 커플임에 주목하면 전시의 상징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들이 자라면서 겪었을 정체성의 혼란과 사회적인 시선과 소수만이 느낄 수 있는 소외감 같은 것들. 집에서 아틀리에 이르는 공간을 돌아다니다 보면 소년은 어른이 되었고 그들을 괴롭히던 정체성의 혼란은 자리를 잡았으며(?) 끊임없이 계속되는 사회적 시선(?)이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으로만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브라보!!!


아! 꼬리뼈!!! (다른 전시에서도 꼬리뼈 작품은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황금빛)

보통은 뼈 한 조각만으로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인종, 성별, 질병, 특징 등등 무수하게 많은 정보를 알 수 있는데 이 꼬리뼈는 인종, 성별 관련 없이 모두가 같단다. 그래서 꼬리뼈만으로는 인종, 성별 등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고! 와! 정말이지 너무나 멋져서 진심으로 감탄했다. (네. 지금까지 몰랐어요. ㅠ)

꼬리뼈 황금빛

본래도 김상욱 교수님의 팬이지만 실제로 뵙고 더 멋진 분임을 알게 되었다. 강연의 끝 Q&A시간. 강연자는 단위에서 질문자의 물음을 듣고 답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분은 질문자의 앞까지 가서 그 사람에게 집중하여 질문을 경청하고 질문자와 시선을 맞추고 온전하게 답하시더라. 말꼬리를 잡는 듯한 이상한 질문자에게도 최선을 다해 답하시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강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셨는지 알 수 있는 강연이었다. 박수 짝짝짝!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덕분에 전시관람도 더 풍부해졌어요. "



출저 : https://apma.amorepacific.com/index.do
출저 : https://apma.amorepacific.com/index.do
출저 : https://apma.amorepacific.com/index.do


https://apma.amorepacific.com/contents/exhibition/index.do

전시의 자세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재밌는 작업을 많이 하는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과 드라셋

https://www.pacegallery.com/artists/elmgreen-drag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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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책 만들기 시작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종이들이지만 뚝딱거려 봅니다.


커밍 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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