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번째 날. 톡이 날아든다.
톡이 울린다. 여러 번.
’다들 네 소식을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 해.‘
마지막 문장이다.
누구일까? 프사를 봐도 모르겠고 이름엔 그저 이모티콘 하나만 있다.
늦은 시간이라 아침에 읽기로 했다.
오늘 아침에 읽어보니 다행히도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다.
변하지 않은 얼굴 하나. 변했지만 알 수 있는 얼굴 하나.
그리고 알듯도 한데 기억이 선명하지는 얼굴이 셋.
존경하던 선배는 머리가 하얘졌다. 백발도 근사하시다. 응? 아직 백발의 나이는 아니실 텐데... 머리가 빨리 하얘시지는 편이었을까?
예전에도 멋진 선배셨다. 필체도 아주 근사했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내 이야기가 나와 보낸 모양이다.
기억해 주고 안부를 전해준 따스함에 고맙다.
쉽게 답장을 쓸 수가 없었다.
너의 이름은?
아. 아침나절 내내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아.
답글을 쓰면서도 난감했다.
다행히도 답장의 마지막 문장을 쓸 때 떠올랐다.
계속 혀에서만 맴돌더니. 속이 후련하다.
또 다른 얼굴들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점점 사라져 가는 이름들이 많아진다.
그래도 한 번의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것인가?
이렇듯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톡도 말한다.
모르는 연락처의 사용자인데 메시지를 확인하겠느냐고.
이것이 평가된 나와의 거리감인가 싶다.
답장을 썼다.
어느 날 문득 만나자고.
그랬더니
어느 날 문득은 어려우니 날 잡아서 다 같이 보잔다.
...
아.
그때까지 이름이 기억이 나려나? 옛날 일기장이라도 뒤져봐야겠다.
“너의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