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글쓰장] 지옥철 이벤트 오픈

열여덟 번째 날. 오랜만이지? 출근길 지하철

by 그린제이

오랜만에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만만치 않게 시작되었다.


셋업 할 곳이 초행길이라 조금 서둘러 나왔다. 코끝이 시린 공기였다.

지하철은 역시나 가득했다. 몸을 구겨 넣는다.

그렇게 한두 정거장 지났을까? 지하철이 멈췄다.

한참을 서 있다 방송이 나오는 듯하여 볼륨을 줄이고 귀를 기울인다.

다음 역 시위로 인해 출발을 할 수가 없단다. 빠르게 해결한다기에 기다린다.

그렇게 15분이 넘어간다. 서둘러 나왔다고 해도 이제는 좀 빠듯해질 듯하다.

다른 경로를 검색한다. 꽤 복잡한 경로가 나온다.

기다리거나 다른 경로로 가거나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되겠다 싶어 초조해진 마음에 메시지를 보낸다.

'여자저차 하여 시간에 조금 늦을 수도 있겠습니다.'


'앗.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희 10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일찍 나오신 거 아닌가요?'


앗.

9시라고 생각했다.

타임테이블의 무엇을 보고 9시라 여겼는지 모르겠으나 메시지를 받는 순간 편안해진다.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한다. (물론 옴짝 달짝 못하게 껴 있는 상태지만)

그 순간의 편안함은 이루 말할 데 없었다.


그렇게 15분이 더 지나고 총 30분쯤 지났을 때 해당역을 무정차로 지나간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꾸역꾸역 지하철 문이 닫히자 음악 볼륨을 높이고 눈을 감는다.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출근길을 막으면 반발심이 더 커질텐데, 분명 알텐데 왜 그럴까?

그 정도의 이슈를 만들어야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오죽하면 출근길을 막으며 시위를 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하려는 걸까?


어렵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쓰장] 완벽의 트라이 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