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날. 오랜만이지? 출근길 지하철
오랜만에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다.
그래서인지 아침부터 만만치 않게 시작되었다.
셋업 할 곳이 초행길이라 조금 서둘러 나왔다. 코끝이 시린 공기였다.
지하철은 역시나 가득했다. 몸을 구겨 넣는다.
그렇게 한두 정거장 지났을까? 지하철이 멈췄다.
한참을 서 있다 방송이 나오는 듯하여 볼륨을 줄이고 귀를 기울인다.
다음 역 시위로 인해 출발을 할 수가 없단다. 빠르게 해결한다기에 기다린다.
그렇게 15분이 넘어간다. 서둘러 나왔다고 해도 이제는 좀 빠듯해질 듯하다.
다른 경로를 검색한다. 꽤 복잡한 경로가 나온다.
기다리거나 다른 경로로 가거나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되겠다 싶어 초조해진 마음에 메시지를 보낸다.
'여자저차 하여 시간에 조금 늦을 수도 있겠습니다.'
'앗.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희 10시에 만나기로 되어 있는데 일찍 나오신 거 아닌가요?'
앗.
9시라고 생각했다.
타임테이블의 무엇을 보고 9시라 여겼는지 모르겠으나 메시지를 받는 순간 편안해진다.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한다. (물론 옴짝 달짝 못하게 껴 있는 상태지만)
그 순간의 편안함은 이루 말할 데 없었다.
그렇게 15분이 더 지나고 총 30분쯤 지났을 때 해당역을 무정차로 지나간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꾸역꾸역 지하철 문이 닫히자 음악 볼륨을 높이고 눈을 감는다.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출근길을 막으면 반발심이 더 커질텐데, 분명 알텐데 왜 그럴까?
그 정도의 이슈를 만들어야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오죽하면 출근길을 막으며 시위를 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게 하려는 걸까?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