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올해가 마지막.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엔
멋들어지게 피는 목련나무가 있습니다.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봄이구나 실감을 하죠.
빼곡하게 피어나는 자태에 매해 봄이면 시선을 빼앗겨
언제나 그곳에서 한참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의 날들이 지나면
목련나무가 있는 집을 지나쳐 골목을 꺾을 때
라일락 향이 코를 찌릅니다.
목련이 조금씩 바닥에 떨어지면
라일락 향은 조금 더 강해져서
창으로도 라일락이 넘어오곤 합니다.
해마다 그렇게 봄이 제게 와요.
그런데 아마도 올해는 라일락 향까지는 맡지 못할 것 같네요.
저는 그전에 이 집을 떠나게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올해가 지나면
흐드러지게 피는 목련도
코끝을 싱그럽게 간지럽히는 라일락도
이곳에 남아있지는 않을 거예요.
(재개발 예정이라)
아마도 목련과 라일락은 그 집들과 함께 긴 세월을 함께 했을 겁니다.
지금보다는 조금 작았을 거고요.
부디 베어지지 말고 어느 멋진 곳으로 가서 계속 봄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안녕. 봄의 전령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