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일. 옆집에 고흐 아저씨가 산다면?
영화 이야기 - 러빙 빈센트
만약 내가 사는 옆집에 반 고흐가 산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저 또한 고흐의 그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만약 동시대에 살고 옆집에 그런 아저씨가 산다면 과연 나는 그 아저씨랑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싶은 거죠.
전혀 저랑 연관된 일화가 없다면 조금 무서운 그리고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소문으로 스스로 귀를 잘랐다거나 붕대를 감고 다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면 더 그럴 것 같아요.
(무섭 ㅜㅜ)
‘러빙 빈센트’ (스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줄거리는 적지 않습니다.)
꽤 오래전 영화이긴 하지만 저는 한 세 번 정도 보았거든요.
(사실 처음에는 유화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는 대단함이 있지만 보는데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무척 아름답기는 합니다.ㅎㅎ)
고흐의 죽음이 자살인가? 타살인가? 하는 미스터리 한 죽음을 추적해 나간다고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계의 본질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여기에서 어떤 사람들은 고흐는 미치광이이며 술주정뱅이에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는 매우 다정하고 착한 사람이며 대단한 예술가라고 해요.
가까이서 고흐와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소문처럼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하죠.
그를 잘 알지 못하거나 떠도는 소문을 들었거나 그가 풍기는 암울함에 미루어 짐작하는 본인의 생각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합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이 이야기를 쫓아가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예요.
우리도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요.
일로만 만나는 관계,
사적인 친밀함이 높은 관계,
적당하게 알고 지내는 관계,
일과 사적인 친밀도가 섞인 관계 등 너무나 많은 형태의 관계가 존재합니다.
거기에 성별, 나이, 직급 등에 따라서도 형태가 달라지죠. - 적으려고 보니 정말이지 형태가 너무 많네요.-
그러다 보니 같은 사람도 다른 사람일 수 있고, 좋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당연하게도 매우 주관적이죠.
과연 내게 좋은 사람이 누군가에게도 무조건 좋을까요?
당신에게 좋은 사람이 내게도 과연 좋은 사람일까요?
저는 이 영화가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하게 되죠. 과연 나는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