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그림일기 - 4. 바그다드 카페

465일. 커피 영화 리뷰 네 번째.

by 그린제이

‘바그다드 카페’


어느 날 라디오에서 'Calling you'를 들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나른하면서도 굉장히 감성적인 묘한 느낌이었어요. 이 곡이 '바그다드 카페'라는 영화의 주제곡임을 알고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뭔가 신비로운 느낌이 가득해서 로맨틱 영화인가 싶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영화였더군요. 1987년에 만들어진 영화로 독일 출신 감독의 작품입니다. (벌써 30년이 넘은 영화네요.)


'바그다드 카페'는 따스한 포옹 같은 영화였어요. 주제곡의 가사를 보면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이 나오는데 묘하게도 이 주제곡은 마음이 외롭게 아플 때도 나오고 행복해지는 순간에도 나옵니다.

마치 사막에서 들려오는 사이렌의 노랫소리 같기도 하고요. 마음이 닿는 누군가를 부르는 소망이 담겨있는...


오늘 그림은 영화를 아마 보신 분들이라면 응? 이 장면을? 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이 영화에는 시 같이 정적이고 고요하면서 쓸쓸한 그럼에도 멋진 장면들이 꽤 나옵니다.

특히 사막에 노을이 지는 풍경은 굉장히 근사하죠.

그림의 장면은 마치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대사는 들리지 않는 장면이에요.

아마도 친구가 된 둘은 그동안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수다를 떠는 중일 겁니다.

대사는 몰라도 아 이런 이야기를 하겠구나 싶은 너무 안심되고 기분 좋은 그런 장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간판의 글씨도 몇 개는 떨어져 나간 허름한 '바그다드 카페'.

먼지와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가득한 이곳의 주인인 '브렌다'는 삶이 너무나 고되고 힘들어 언제나 뾰족하게 날이 서 있습니다.

주유소와 모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하루에 트럭 두대 정도만 지나가고 투숙객은 타투이스트와 나이 든 화가가 전부인 데다 남편은 능력이 없고 철없는 딸과 하루 종일 피아노만 치는 아들. 심지어 이 아들한테는 갓난아기도 있습니다.(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사고를 친 듯..)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브렌다'의 마음은 마치 먼지만 가득한 사막 같아요. '바그다드 카페'의 공기는 그것과 닮아있습니다. 무능력한 남편을 쫓아내고 더없이 쓸쓸한 어느 날 독일에서 여행을 왔다가 남편에게 버림받은 '야스민'이 찾아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저마다 사막처럼 부석거리지만 누구 하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질 못합니다.

이러저러한 일들로 '야스민'은 그 푸석거리던 '바그다드 카페'를 웃음소리와 따스함이 넘치게 만들어요.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게 따스한 친구가 되죠. 사막 한가운데 있지만 '바그다드 카페'안은 더 이상 푸석거리지 않습니다.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어떤 식으로 퍼져서 타인의 마음에 꽃을 필 수 있게 되는지 알 수 있는 영화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바라는 영화!!


1. '야스민'의 청소

'브렌다'의 남편이 얼마 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야스민'은 '브렌다'의 뾰족함을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브렌다'가 물건을 사러 나간 사이 '야스민'은 먼지와 쓰레기로 가득해서 맘에 안 들었던 사무실을 청소합니다. 행위는 물건을 정리하고 먼지를 없애는 청소지만 아마도 '브렌다' 마음의 먼지를 걷어내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2. '야스민'의 마술도구 세트

남편의 트렁크 안에 있던 마술도구 세트로 '야스민'은 외로움을 달래 보려 합니다. 그렇게 익힌 마술로 '바그다드 카페'의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죠. 정말 마법을 부리듯이 말이에요.

그녀의 마술을 보기 위해 많은 트럭기사들이 '바그다드 카페'를 찾아와 북적거립니다.


3. 태도

'브렌다'는 소음으로 치부해버리는 아들이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를 '야스민'은 경청해주고, 호기심에 몰래 '야스민'의 옷을 입어보던 딸과는 친구가 되며 늙은 화가 아저씨에게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열정과 영감을 주는 '야스민'

그녀는 그들의 태도와 상관없이 따스함을 베풉니다. 그들 역시 그냥 조금의 온기가 필요했었던 거예요.


이 영화를 보면 '야스민'같이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고 싶지만... 쩜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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