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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 오늘 낙서 : 빨간 코

낙서에 제목을 다는 것도 쉽지 않다. ㅎ

by 그린제이

이 낙서를 하고 얼마 전 다시 읽은 다자이오사무의 [사양]이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책을 읽는 것도 재밌지만,

맘에 드는 책을 다시 읽는 것은 더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사양]은 읽은 건 두 번째고 소감은 상당히 다르지만 맘에 드는 문장은 역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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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숙함을 가장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조숙하다고 수군거렸다.

내가 게으름뱅인 척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게으름배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거짓말 쟁인 척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부자인 척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부자라고 수군거렸다.

내가 냉담을 가장해 보였더니 사람들은 나를 냉담한 녀석이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내가 진짜로 괴로워서 나도 모르게 탄식했을 때, 사람들은 내가 괴로운 척 가장하고 있다고 수군거렸다.


자꾸만, 빗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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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사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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