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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Aug 24. 2024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그곳.

그립고 사랑스러워. 루마니아 시비우

지난주 독일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루마니아로 왔습니다.

(국내에서 루마니아로 가는 직항이 없어요. 반드시 경유를 해야 한답니다. )

이미 설렘 가득한 풍경


루마니아 시비우!

이 도시를 가본 것은 행운이었고 그 행운 조각의 하나가 시비우축제라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체류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폴인럽 해버렸다죠.


광장을 중심으로 놓여있는 건물들은 아름답고 골목골목은 사랑스러우며 사람들은 유쾌하고 친절한 멋진 도시로 언제나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다시 가고 싶고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으며 그리운 느낌이 드는 곳이에요.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루마니아를 떠올리면 망설임도 없이 그때의 하늘이, 광장이, 사람들이, 골목들이 머리 위로 확 펼쳐져서 그저 아! 가고 싶다.라는 흐름이 이어진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에 대해서 쓰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요.

제가 그곳에서 느꼈던 행복한 기분을 이야기하려면 말이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잘 참아보겠습니다. >. < -


1. FITS

시비우 국제공연예술축제- FITS (Festivalul International De Teatru De La Sibiu)- 에 갔으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죠. 저희가 머문 호텔은 거리공연이 진행되는 메인스트리트(?) 같은 곳에 있었는데 호텔에서 나와 왼쪽으로 조금 나가면 시비우의 광장이 나오거든요. 걸어서 한 2-3분? ㅎㅎ

이 거리와 광장이 낮에는 제법 한산하지만 저녁거리공연이 시작되면 (거리 공연, 극장 공연 등이 다양한 곳에서 다채롭게 열림) 어디서 그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인지 북적북적거립니다. 밤 10시가 넘어 광장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져도 모두가 즐기는 모습이 가득한 도시예요.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유쾌한 것이 라틴의 피가 섞인 민족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비우 대광장

그리고 국제 공연 축제라 각 팀마다 자원봉사 친구들이 배정되는데 (대부분 대학생들)  자원봉사를 하는 것을 매우 뿌듯하게 여기고 있더라고요. 무척 열심이기에 페이가 지급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었어요. 물어보니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님 손을 잡고 이 축제를 즐겼고 좀 더 자라서는 친구들도 함께였고 그리고 이제는 직접 축제의 인원으로 즐기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여러 세대의 공감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니 멋지더라고요. 가족 모두가 매해 함께 즐기고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축제라니 근사하지 않을 수가 없죠.


도시가 축제를 만드는 분위기가 이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티스트들에 대한 태도도 좋고 마치 도시전체가 손님맞이를 하듯이 친절합니다.

그저 개인적으로 너무 멋진 공연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즐기기에는 시간이 없었다는 아쉬움만이 가득했다는 것이죠. 또르륵


거리공연 살짝 엿보기

2. 19세기를 걷는다.

그 모든 것을 떠나서도 시비우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제가 유럽의 많은 도시를 가보지 않아서 그럴 수 있겠지만 동유럽 하면 떠오르는 딱 그런 도시. 호텔에서 나와 호텔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시비우의 대광장이 나옵니다. 이 대광장을 가로질러 내려가 걷다가 거리의 끝쯤이다 싶을 때 시장이 하나 나타나요. 이 시장에서 우리나라돈으로 삼사천 원이면 검은 봉지 가득 담은 체리를 살 수가 있습니다. ㅎㅎㅎ 이 체리 사러 시간이 될 때마다 시장엘 갔었다죠.

도시의 건축물이 상당히 독특하고 아마 저희가 묵었던 곳이 구시가지 쪽이었던지 운치 있고 멋진 건축물, 골목이 가득했습니다. 대부분이 19세기에 지어진 것들이라고 합니다.

특이점은 시비우 지붕에는 눈이 달렸있는데 (대부분 게슴츠레 뜨고 있어요. 계속 보면 꽤 귀여워요.) 다락방을 시원하게 하는 용도라고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돌아오기 전날 운 좋게 오프데이가 있었는데 모두가 드라큘라성을 보러 간다고 하는데 저는 성을 보는 대신 느긋하게 동네를 돌아다니기로 마음을 먹고 시비우 대광장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골목골목을 그저 걸어 다녔어요. 아. 정말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집마다 창문, 대문 다 다름에도 어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날의 설렘과 기쁨이 스며들어 기분이 참 좋네요. 두근두근 한 것이.


모두 달라도 아름다움이 가득해서 걷고 걷고, 찍고 찍었던 그 날.

3. 심지어 지금까지 갔던 곳 중 가장 맘에 들고 아름다운 스노볼을 팔았으며, 저는 그것을 당연하게 사 왔지요. 움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이 스노볼........ 안에 물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0-0

알게 모르게 새어 버렸... (잠시만요. 저쪽만 다녀올께요.................................................노오오오오!!!!!)


흔들면 금빛이 흩날렸답니다. 불을 켜면 성에 붉은 등이 켜지는데 이렇게 보니 티가 잘 안 나는군요. (이걸 산 후에 한 번도 영상을 찍지 않았다니 믿기지 않는데 도무지 찾지를 못하겠습니다. )

이쁜 애들이 너무 많았음.
이런 스노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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