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더위가 멈추는 때

by Green

선선한 바람이 부는 밤을 맞이하면서부터 분주한 출장 끝에 벌써 백로를 앞두었다.

그렇다고 '아니 벌써?!'라고 하기엔 그간의 절기가 처서였다는 신호는 가득했다.

어느 날 밤, 에어컨을 틀기엔 과한 듯해서 창문을 열고 잠든 날 무의식이 알아챘다. 처서가 왔구나.

방의 온도보다 시원함이 느껴지는 창밖의 기온을 느끼고자 어둠이 내리기를 기다렸고, 점심시간이면 뜨겁지 않아 산책을 부르는 바람이 부는 것이 반가웠다. 이렇듯 더위가 조금 그리고 확실하게 멈추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일교차가 심해져서 옷장을 새로이 정돈해야겠다는 마음까지 자연스레 든다.


처서에 대해 찾아보다 웃음이 나오는 표현을 발견했다. 바로 "어정 칠월 건들 팔월"

들어 본 적 없는 너무나 과거의 표현인데 이해가 쏙 된다. 농사짓는 시기 중에 비교적 한가할 때라 어정거리며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며 팔월을 보낸다는 뜻이란다.


근무지에서도 올해는 비교적 한가한 7,8월이었다. 모두에겐 아니었지만 평균적으로는. 내가 맡은 사업에서는 7,8월 그리고 9월까지도 어찌 이리 바쁜지 "어정 칠월 후딱 팔월 벌써 구월"이다.


그렇다 벌써 9월이다. 더위가 멈춘다는 처서가 끝나고 새로운 절기인 백로가 오기 전에 나도 잠시 무덥게 이어졌던 일정을 멈춰본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꽤 빛나는 하루를 살고 있네 싶다. 오랜만에 하는 장애 아동 가족 대상이라 마음을 즐거이 새로 하니 고객도 나도 웃는 얼굴 가득하다. 그게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되는지, 이다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지금 내리는 궂은 폭우에서도 무너짐은 없다. 나의 능력을 발휘할 시간일 뿐이라 마음먹는다.


자, 잠시 멈춰 얻은 힘으로 또 힘차게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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