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일하고 노는 그린이의 취업 일기 5
글 쓰는 것에 흥미를 잃었다. 시간만 있으면 하고 싶던 글쓰기가 회사 일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쓰지 못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요즘, 자투리 시간들이 모여 글 쓸 정도의 시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핸드폰을 보며 밀린 사회 이슈 파악하는 데에 시간을 썼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에는 글을 쓰고 싶었던 과거의 나를 회상한다. 어쩌다가 글쓰기에 대한 마음이 이렇게 사그라들었을까.
나를 표현할 수 있던 공간 중 하나가 ‘브런치’였다.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주변 사람이 늘어날수록 내 자유로운 표현 공간이 제약받기 시작했다. 특히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회사 사람이란 게 문제다. 취업 후 회사 이야기를 적고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에게 정보를, 취업준비생에게 희망을, 사회초년생의 고민 등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가끔은, 아니 자주, 상사의 부조리함을 적나라하게 적고 싶기도 하고 우리 회사의 자유분방함을 자랑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좋아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야기를 적고 싶었다. 그게 나의 삶이니까.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회사 사람들의 어떠한 말과 판단에도 흔들리지 않고 글을 쓸 것인지, 표현을 포기하고 침묵할 것인지. 나는 표현하기를 멈출 수 없다. 수많은 인구 중 한 사람이며, 이제 막 사회생활 시작한 부족한 주임일 뿐이지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고 좋은 감정은 나누어 더 기뻐하고 싶다. 그리고 사소하게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 그래서 다시 글을 써보려 한다. 숲에서 놀고 일하는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