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일하고 노는 그린이의 취업 일기 6
여전히 막내이고 싶은 나에게 멘티가 생겼다. 입사일이 1년도 차이 나지 않는 멘티와 멘토링이라니. 누군가에게 가르쳐주기는커녕 개인 업무 처리하기 분주한 상황에서 만난 멘티는 여유, 혹은 허세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런 멘티를 보고 나의 과거 멘토는 “겪었던 거의 딱 배로 해줘”라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작년, 입사해서 만났던 멘토는 능력 있다는 평이 자자했으나 자존심을 깎는 말과 격 없는 언행, 부정적 피드백이 일상적이었다. 직장이 아니라 학교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욕설과 괴롭힘까지. 비전을 품고 들어온 회사에 괴리와 회의가 들었다. 그럼에도 멘토를 통해 배운 것이 있었다. 강한 마음과 용서하는 마음. 그리고 나는 똑같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래, 난 똑같이 하지 않을 거야.’ 멘토로서 열정 가득한 멘티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의견을 존중하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믿어줬다. 가끔은 무겁게 지적하고 싶지 않아서 스치듯이 주의를 줬다. 멘토링의 기억을 나쁘게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팀장님에게 불려 갔다. 두 주, 한 주 전, 그리고 전날 아침까지 멘티에게 업무의 흐름을 이야기하며 꼭 기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 일을 하지 않은 것.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멘티의 말을 믿었는데, 결국은 팀장님에게 불려 가 총괄자가 반성하라는 말을 들었다. 멘토로서의 역할을 잘 못한 건가 자기반성하는 나의 옆에 본인이 꾸중 들은 것에 좌절하고 있는 멘티가 보였다. ‘아, 사람은 매우 자기중심적이구나’ 깨달으며 토닥여주었다.
1년 새 두 번의 멘토링이 끝났다. 한 번은 그늘 있던 멘티로, 한 번은 눈치 보는 멘토로. 3개월이 지나 멘토링이 끝난 지금, 조금 더 신경 쓰고 살갑게 대할 걸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조금. 미간에 힘든 티를 내며 어리광 부리는 멘티와 올해 같은 사업을 맡아 연결고리는 남아있지만, 스스로 부족함을 알기에 부담이었던 멘토링이 끝나 마음은 가볍다. 투닥투닥하지만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나누고 때론 든든한 동료가 되었으니 꽤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멘토링, 딱히 희망하지는 않지만 이후에 다시 하게 된다면 이보단 더 단단하고 멋진 멘토가 되어봐야겠다.
나름의 사정과 이야기가 있을 멘티님들,
서운하고 속상한 일 많지만, 잠시뿐이에요. 달력에 X자 그어가며 멘토링 끝날 날을 기다립시다. 그리고 기회일 때 많이 물어보고 배워봅시다!
나름 이해는 하지만 답답한 멘토님들,
不쾌한 감정, 不편한 관계 만들어 뭐하나요, 다 같은 동료인걸요. 말과 행동이 멘티의 회사생활에 큰 영향 미칠 수 있다는 거 알아주세요!
멘토링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