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일하고 노는 그린이의 회사살이 12
교육 직렬로 입사한 지 15개월. 부서이동을 한다. 새로운 팀에 속하기 전, 교육팀에서의 지난날을 돌아본다.
취업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했던 집과의 거리를 버리고 비전을 쫓아 해발 850m 산 들어왔다. 자연을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기분 좋은 감정을 공유하는 비전. 선물처럼 적절한 때에 입사해, 적절한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사랑하며 15개월을 보냈다.
사랑만 하지는 않았다. 그중에 폭우를 뚫고 산속에 들어가 식물 명찰을 달거나 수북하게 쌓인 눈을 퍼 나르는 육체적인 힘듦도 있었지만, 사사건건 못마땅하게 여기고 자발적으로 일하는 직원에게 의미 없다고 말하는 상사의 태도가 지치게 하곤 했다. 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면 그 이유는 팀장 때문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그때마다 붙잡은 건 회사의 설립 이유, 나의 존재 이유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하는 일의 의미, 만족감이었다.
‘나’ 일 수 있는 일터, 이보다 행복한 회사가 있을까? '나'를 표현하며 '나의 생각'을 구현한다. 100%는 아니더라도 주도적으로 맡은 일을 꾸릴 수 있는 형편은 된다. 누구든, 어떠한 모습이든 반기는 자연에서 숲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구재를 직접 구상하고 만들었다. 머릿속 우주에서 번뜩이는 생각과 대학시절 배워온 교육학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설계하면서. 주어진 재능과 창조성을 발휘하여 날 닮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이곳에서 일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영혼을 갈아 만든 프로그램은 준비하기에도, 운영하기에도 많은 정성을 들인다. 한 번의 프로그램을 위해 시간을 써 공부하고, 최선의 것인지 고민하고, 끊임없이 참가자와 대화한다. 마음을 쓰는 만큼 프로그램 이후, 몸은 늘어지나 마음은 오히려 생기를 얻었다. 반복적인 프로그램에 마음을 쏟는 순간, 같으나 다른 프로그램이 되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정서적 교류가 나를 채우고 살아나게 했다.
가치와 마음을 담아 개발하고, 비전을 따라 운영한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의 밝은 웃음과 평가는 보너스였다. '매력이 선생님을 보러 이 숲에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하는 가족들, '섬세한 대화와 관심 덕분에 걱정 없이 누리고 간다'는 단체들, '진정 뛰어난 산림교육이었다' 말하는 동료들의 피드백으로 지난 고생을 보상받고 넘치게 감사했다.
내가 좋아서 일하는 회사, 그게 이곳이다. 부딪히면서도 꿋꿋이 지켜온 신념을 가지고 지낸 교육팀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한다. 누구를 만나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조금은 긴장되지만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이 일의 가치를 세워왔듯, 누군가 소소한 행복에 웃음 짓고, 순수한 에너지에 위로 얻길 바라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여전히 유일무이 매력이로 자리매김할 나 또한 소소한 행복에 웃음 짓고, 순수한 에너지에 위로 얻길. 이 글을 읽는 그대도 그러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