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지만, 우리네 인생

영화 〈괴물〉에 대하여

by Green

2006년, 어렸을 때 보고 충격적이었던 영화, 괴물. 그 뒤로 볼 기회가 있어도 보지 않았다. 그런 영화를 15년이 지나 다시 보게 되었다. 내용은 잊어도 무거움이 여전히 남았었다. 그 시절엔 분명하게 알지 못했던 불편하고 무거운 지점을 이제 알게 되었다.

출처: 다음 영화 포스터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 그 괴물은 강두의 딸 현서를 데리고 사라진다. 현서를 구하기 위해 애쓰지만 약자의 말을 듣지 않는 강자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강두는 바이러스 감염에 정신이상증세까지 보인다고 의료진들이 확정해버리곤 강두의 말을 듣지 않는다. 전적으로 무시하고 귀를 닫는다. 그를 돕지도 않는다.

도울 능력 있는 사람, 강자들은 이들의 외침을 외면하고, 돈 없고 힘없는 강두의 아버지가 아들의 딸을 위해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내어놓고 결국은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희생한다. 그 장면이 나한텐 가장 마음 어려운 부분이었다. 강두가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거라 여겼다. 나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는 생각, 그 슬픔과 아픔을 소화하기 전에 또다시 끌려간다.


강자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도구, 약자. 어떤 이유든 바이러스가 있다고 만들어야 했다. 잔인하게 강두의 머리를 뚫어 수술을 강행하고 딸이 살아있다는 정보도 듣고도 듣지 않는다. 누군가는 일분일초가 급한데, 수술실 밖은 고기 파티다. 약자를 이용하면서 자기 삶을 채우기 바쁜 모습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히어로적인 요소가 적다. 씁쓸하지만 현실적이다. 가족끼리 알아서 힘을 합쳐야 하며, 언론과 정부는 외면한다.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까지 던지려는 이들을 오히려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상황 속에 기적은 더디 나타난다. 남은 소주 한 병으로 한방을 노려햐 할 때 마저 떨어트리는 좌절까지. 그러나 매번 기회는 생겼다.



어릴 때 본 괴물은 너무 마음을 어렵고 무겁게 했다. 무조건적인 해피엔딩이 아닌 영화였기도 한데다, 잔인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사회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나 보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잔인함이 평범하고 기쁨은 간혹이라는 현실을 보면서도 기회를 보게 되고 어떠하던 해피엔딩 요소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이기주의와 사회격차 등 생각해볼거리를 제시하는 영화다. 이후로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영화지만 외면하지 않고 다뤄볼까 한다.

꽃말은 희망이 이뤄짐이요, 특별함 없어 보이지만 작고 소중한 우리 존재 같은 토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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