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나 갈급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대하여

by Green

줄거리

1920년대, 주가가 상승하고 도덕은 무너지고 야심가들이 뉴욕으로 몰리던 당시 개츠비의 이야기를 닉 캐러웨이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등장인물은 야망을 가지고 뉴욕으로 온 닉, 사촌인 데이지, 데이지의 남편인 톰, 데이지의 친구 조던. 이들이 모인 사이에 전화가 울리자 톰과 데이지는 불안해한다. 어떤 여자인가 싶어서일까. 데이지가 아이를 낳을 때도 톰은 그녀 곁에 없었다. '바보로 사는 것이 속 편한 세상'이라 말하는 데이지는 슬프게 보인다. 톰이 닉에게 밥을 먹자고 불러냈지만 그것은 핑계, 머들이란 여자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닉에게도 여자를 소개해주고 그들은 파티를 즐긴다. 아니 파티 속에 갇힌 듯하다. 닉은 그 아파트의 노란색 창 안에 존재하면서 밖에 있었다. 다 보이는 듯해도 닿을 수는 없는, 진짜인 듯해도 다 보일 수는 없는.


어느 날 닉은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장을 받는다. 각 계층과 다양한 사람이 모였지만 그들은 진짜 개츠비를 본 적이 없다. 그가 어떠한 사람인지 개의치 않는다. 소문만 무성한 그의 파티를 그저 즐길 뿐. 폭죽이 터지고 모두가 그 광경을 지켜볼 때 개츠비가 닉 앞에 나타난다. 대화를 할 법하면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각지에서 개츠비를 찾는 전화가 온다. 파티 초대 이후로 개츠비는 닉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아침을 먹고, 비행기를 타고 차도 마신다. 몇 번을 만나도 개츠비를 알긴 쉽지 않다. 개츠비는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자신의 입으로 그 무성하던 소문을 이야기한다. 믿기 어려운 각종 영웅 이야기 말이다.


5년 전 장교 개츠비는 데이지를 만났다. 한눈에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으로 믿었던 개츠비는 전쟁에 참가했다. 연락이 끊긴 사이 데이지는 톰에게 청혼을 받았다. 개츠비를 기다렸지만 재력가 톰을 택했다. 결혼 당일, 개츠비의 편지가 왔으나 예정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진행되었다. 슬픔을 뒤로한 결혼 일주일 만에 톰은 다른 여자와 목격되었고 데이지는 텅 빈 결혼 생활을 했다. 그렇게 재력가를 따라 간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재력을 쌓은 개츠비는 매주 파티를 열었다. 혹시나 데이지가 올까, 바라볼까 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닉에게 고백하며 데이지와 차 마실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닉은 의심스러운 개츠비에게 유부녀를 소개하는 게 맞는가 고민하며 망설인다. 그런 닉에게 개츠비는 또 한 번 물질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언급하며 대가를 주려 하나 닉은 불편함을 드러내며 거절한다.


데이지가 닉의 집에 오는 날,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개츠비는 자신의 불안만큼이나 많은 꽃으로 장식한다. 초조해하는 개츠비가 있는 닉의 집 앞으로 데이지가 온다. 그 사이 개츠비는 도망가보기도 하지만 그 둘은 재회한다. 어색한 시간, 그 사이에서 둘을 존중하는 닉은 기다리고 자리를 비하며 둘만의 시간을 지켜준다. 둘의 경직됨이 풀어지고 비도 그쳤다. 셋은 개츠비의 집으로 간다. 함께 수영하고 사진도 찍으며 오랜만에 잔뜩 웃어본다. 개츠비는 자신의 호화로운 집에 모르는 재밌는 사람들이 드나들지만 '데이지가 있으니 더 아름답다'라고 말한다. 그들은 재력을 과시하는 재미 속에서 즐거워한다. 동시에 5년간의 공허한 결혼 생활이 떠올라 슬퍼하면서.

개츠비_다음영화.PNG 출처: 다음영화


닉, 톰과 데이지가 함께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한다. 톰과 개츠비는 어색하고도 묘한 신경전을 보인다. 개츠비는 데이지와 춤출 것을 구하고 톰은 데이지가 아닌 다른 여자를 물색한다. 그 사이 개츠비는 데이지와 정원으로 향해 비밀을 만든다. 자신과 함께 하길 바라는 개츠비, 이대로 떠나고 싶은 데이지, 그녀를 찾는 톰. 5년 전으로 돌아가 재시작하려는 개츠비는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반면에 자신의 사촌이 다칠까 걱정하는 닉은 부담 주지 말라며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전히 데이지와 함께한 추억에 살고 데이지로 결정하는 개츠비의 신념은 확고하다. 개츠비는 자신의 사랑의 결실을 위해 데이지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입 밖으로 고백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것은 자신이 이룬 여러 과업 중 마지막 단계일까. 대저택의 불이 하나씩 꺼지고 그 자리를 데이지가 채운다. 사람이 북적여도 공허하고 화려하던 집이 지금은 어둡고 은밀함으로 가득하다.


개츠비와 닉, 조던은 톰과 데이지의 집에 초대받는다. 확신을 얻고 싶은 개츠비와 안정을 깨트리는 말을 회피하나 개츠비의 눈길과 손길에 안정을 얻은 데이지는 그를 사랑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다. 그 뜻을 알아채고 흥분한 톰은 시내로 나가자는 말에 응한다. 경쟁하듯 운전하며 시내로 향한다. 가는 길에 톰의 그녀, 머들의 집에서 기름을 넣는다. 톰을 애타게 바라보는 머들을 본체만체하고 점점 멀어지는 데이지를 쫓는다. 다시 시내의 아파트에 모였을 때 톰은 개츠비의 신분에 설명을 요구한다. 두 남자의 견제로 긴장에 휩싸인다. 개츠비의 압박 아닌 부담에 데이지는 '톰을 한순간도 사랑한 적 없다'라고 말한다. 불안과 눈치 보는 것에 익숙한 데이지에게 톰은 부추긴다. 정말 자신을 한순간도 사랑한 적 없냐고. 결국 데이지는 '톰도 사랑했다'라고 한다. 속에 있는 말을 담아두던 인물인 데이지는 드디어 자신의 속마음을 말한다. 톰을 떠날 거지만 개츠비가 욕심이 많다고. 톰은 개츠비와 태생이 다르고 돈도 다르게 벌었다고 자극한다. 개츠비는 깊은 곳에 있던 상처가 건드려지자 이성을 잃고 살기를 띤다. 그 모습에 데이지는 마음을 닫고 밖으로 뛰어 나간다.


데이지와 개츠비가 함께 차를 몰며 집으로 가던 중 톰을 사랑한 여인이 나타난다. 톰인 줄 알고 도로로 뛰어든 머들은 빠른 속도로 오는 차에 치여 죽음을 맞는다. 뒤따라 오던 3인은 사고 현장에 궁금해하다가 죽은 여인을 보게 된다. 톰은 눈물 훔치지만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 말한다. 뿐만 아니라 머들과 바람피우고 죽인 거라고 생각하는 머들의 남편인 윌슨에게 범인이 개츠비라고 한다. 톰의 집으로 돌아와 정원에 숨어있던 개츠비와 대화하게 된 닉은 운전자가 데이지임을 알게 된다. 사고를 낸 데이지와 자신의 여인을 외면한 톰은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사이 개츠비는 사건을 수습하려 피 묻은 차를 닦는다. 오직 데이지를 위해.


데이지가 전화할 거라며 아침을 기다리면서 개츠비는 닉에게 자신의 진짜 삶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가난을 떠나 개척해온 인생을. 닉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동트기를 기다리며 개츠비는 홀로 수영을 한다. 전화가 울린다. 전화를 받으려 수영장에서 나오는 순간 윌슨의 총에 맞는다.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고 죽게 만들었다고 믿은 윌슨은 자신의 입에도 총구를 겨눈다. 세간은 개츠비가 밀부며 불륜과 살인했다고 언급한다. 톰과 데이지는 자신들과 잘못을 숨기고 떠났다. 누명을 씌우고, 사랑했다고 한 개츠비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개츠비를 지키는 사람은 닉 한 사람뿐이었다. 황금빛과 기회의 도시였던 뉴욕은 공허했다. 이익만 찾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은 개츠비의 손님들처럼. 개츠비는 부패한 세상 중심에 있었지만 말하지 못한 그의 꿈은 부패와 멀었다. 그러한 개츠비를 알아주는 사람은 닉이었다. 대중이 알지 못하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잘 살았다고 감사한 삶이라고 말할만하지 않을까.



감상평

영화를 보는 동안 내가 추구하는 방식의 삶과는 상이하여 편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각 인물을 바라보면서 누가 나쁘다 어떻다 말할 수 없었다.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내게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그저 무언가를 갈망했던 거란 생각 때문에. 그들의 필요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짠해지기도 한다. 자신이 저지를 잘못을 사랑한 남자에게 덮어 씌우고 도망간 데이지는 자신의 유익만 추구했다고 보인다. 그러나 그녀는 사랑받기를, 보호받기를 바란 게 아닐까. 무엇이든 갖고야 말고 손에 잡힐 듯 말듯한 것을 갖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보이는 개츠비. 그는 욕망에 사로잡힌 듯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란 것 아닐까.


우리는 자주 하나의 측면에서만 바라보고 단정 짓는 경우가 있다. 많다. 다른 면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하거나, 생각한 대로 믿고 싶거나, 여유가 없거나 그런 이유로. 그렇게 자주 판단하고 빈번히 오해받는다. 다른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솔선수범 나선 것이 어느 날 문득 마땅한 것으로 여길 때 숨은 배려는 감춰지고 서운함만 드러난 나처럼. 그렇기에 타인을 위하고 배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을 알아가는 닉이 모두의 삶에 있길 축복해본다. 공허와 차가운 숲에 피어난 아주 작은 생명 같은.

KakaoTalk_20221127_164745388.jpg 황량함 가운데서 주위를 밝히는 너도바람꽃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뻔하지만, 충분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