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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Mar 12. 2023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같으나 다른 직장에서 적응하기 2


 기존 방식이 나중에 어떠한 문제를 가져올지 알면서 혹은 기존보다 나은 방식이 있는 걸 알면서도 내가 서 있는 곳이 로마이기에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걸까. 홀로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새로 일하게 된 곳에서 직전 일터에서와 같은 업무를 맡게 됐다. 분명 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과거 3년간 지켜봐 왔고 해 왔던 방식과 다른 절차와 업무분담을 고수하는 이곳이 막막하다. 모르는 일이 아닌데 나의 상식과는 다른 이곳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몰라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하면 이런 문제가 생길 거다', '내가 있던 곳은 여기보다 큰 규모를 해왔다', '이런 방식도 거쳐서 결국 제일 효율적인 방안을 찾은 게 이것이다.'


스스로는 내 생각이 합리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일단 해보고 말해'라고 했다. 굳이 앞길을 뻔히 아는데, 경험해 보고 말하는 것이며 이제 담당할 사람은 나인데 왜 반영해주지 않는지 서운했다. 




그런데 말을 뱉고 보니 너무나 옛 것에 익숙해 새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 같다는 자각이 들었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 순간 당혹스러웠지만 남들은 그렇게 보지 않기만을 바랐다. 내가 그런 구닥다리는 아니길 바랐다. '라떼는~'과 비슷한 '(이전 기관) 거기서는~'을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말이 옳음을 인정받고 싶었다. 고집 피우며 효율적이지 않은데 일단 새로왔으니 이곳에서 하던 대로 하라는 게 가당한가를 비판하고 있었다. 이렇게 꼰대가 되어가는 걸까.


글로써 정리하니 조금은 새로운 환경을 이해해 보게 된다.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곳의 사정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 이해해 봐도 결국 귀찮은 일을 하는 건 나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고, 아무리 양보해도 내 눈에는 다른 것들 투성이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그게 틀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게 이 환경에서는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걸 기억하며 조금 낯설지만 적응 능력을 키운다는 마음으로 일해봐야겠다. 귀찮아도 꼰대예방주사라고 생각하면서. 


2023년 내가 마주한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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