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나 다른 직장에서 적응하기
매주 꾸준히 글을 써보자는 새해 다짐에 맞춰 핸드폰 알림을 설정해 놨다.
글은 힘 있을 테니까
두 달이 지나고 나니 그 알림이 그저 글 쓰라는 말로 보이는 순간이 왔다. 나는 힘없을지라도 글은 힘 있음을 기억하라고 새긴 말이었음에도.
새로운 일터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마치 백신을 맞는 것과 같았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가만히 둘 수도 있는 상황을 굳이 힘든 상황에 스스로 자초한 것만 같았다. 씻어야만 쉼을 느끼는 내가 퇴근 후에 씻지 않은 상태로 침대에 엎어지는 이례적인 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핑계로 글쓰기가 미뤄지고 있었다.
오늘도 오락가락한 하루를 보냈다.
Day1, 첫날부터 학교가느라 연차 썼다고 눈치와 욕을 들었다. 내겐 학교도 첫날이었다.
Day2, 기존 근무했던 곳으로 출장 다녀왔다. 편안한 곳. 이틀 전에 봤음에도 반가웠다. 사랑 가득한 그곳을 두고 떠나야 했다.
Day3, 팀원들과 솔직한 시간을 보냈다. 동물이름을 가지고 있는 팀원들에 등 밀려 새로운 별명을 지었다. 호랑이.
Day4, 우울증을 야기했던 그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 생겼다. 말한 사람의 의도는 알지만 내 마음은 누가 알아주나 싶었다. 과거가 생각나며 차오르는 눈물을 밀어 넣었다.
불안하고 아직 튼튼하지 못한 내 모습을 보고나니 앞으로의 나의 모습이 불분명하게 느껴진다. 밝고 엉뚱하나 똑똑했던 나를 다시 찾길 바랐는데, 며칠 안된 어제오늘 사이에도 까칠하고 입과 마음을 닫아버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래도 다짐해 본다. 내 길을 자신 있게 가보자, 누가 눈치 주더라도 뻔뻔하게 웃어보자!
나는 불완전하지만 넘치게 사랑스러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