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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 May 31. 2019

취업, 완주할 수 있을까?


취업의 문이 점점 희미해진다. 실제로 취업의 문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 고되고 지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 심리적으로 너무 멀게 느끼고 있는 것인지.

사회현실과 나의 능력, 심리적인 것 모두 작용하여 지금 내게 희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일자리를 늘립니다.”

“스펙을 보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경주에 참가했지만 달려도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결승선이 나올 거라 예상한 시기가 지났는데 아직도 경기 중(RUNNING)이다.


뼈가 마르는 고통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쬔다. 주변엔 나를 앞질러가는 사람, 비슷한 속도로 뛰고 있는 사람, 중도 포기를 외치는 사람, 주저앉은 사람, 차를 타고 쌩 앞질러간 사람이 있다. 이들은 내가 던지는 질문의 답을 알까? 언제 끝날 경주일지, 목적지는 어디일지, 과연 그 끝은 영광스러울지... 다리가 더 무거워진다.    

경주를 시작하며, 함께 손잡고 뛰자던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다 흩어졌다. 감감무소식이던 그들의 소식이 들린다. 

“띵동, 000님이 000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띵동, ***님이 **기업에 합격하였습니다.” 

같이 뛰자던 사람의 Finish Line 도달소식을 들을 때면 많이 뒤쳐졌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조급해진다. 꾸역꾸역 소화하고 있던 눈칫밥이 얹힌다. 생명수로 목을 축이며 또 다시 힘을 내본다.


달리는 나에게 부채질하며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 땀 흘리는 나를 위한 부채질인지, 어서 결승선에 들어가라는 재촉인지. 내 생각엔 후자 같지만 관심 가져주니 감사하다. 그러나 이 경기를 완주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내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문득 겁이 난다. 날 향한 기대를 저버리게 될까 걱정하는 마음에 눈이 더욱 침침해진다.

  

무리하게 뛴 탓인지 내 몸의 일부가 고장 난 듯하다. 그러나 돌아볼 여유가 없다. 장기간 반복된 뜀박질에 여러 나의 능력들은 쇠퇴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보며 같이 슬퍼하던 눈은 결승지점만 쫓고 있다. 누구보다 활발하고 개구졌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더 하다가는 모든 것을 잃고 무능력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올라온다. 


이 경기, 온전하게 끝 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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