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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Jun 03. 2023

방사능 오염수가 온다

5월 31일은 바다의 날

 먹고 자고 살기 바빠 집과 일에 관련된 일 빼고는 세상을 등지고 지냈다. 우리 사는 세상, 내가 신경 쓰나 안 쓰나 알아서 잘 돌아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하며 지내다 충격적인 뉴스를 봤다.

아니, 분명히 들었던 거 같은데 설마설마하며 모른척하고 지나간 뉴스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라나.

언젠가부터 심심치 않게 보이던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관한 뉴스.

말도 많고 많다.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전문가'들이 나와 자신들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여러 단어가 혼용되어 있어 뜻을 알아봤다.


방사능 - 라듐, 우라늄, 토륨 따위 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일. 또는 그런 성질.

방사선 - 방사성 원소의 붕괴에 따라 물체에서 방출되는 입자들. 프랑스의 물리학자 베크렐이 우라늄 화합물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이 있다. 


 ... 몇 번을 읽어봐도 '그렇구나' 혹은 '헐크...?'라는 말 밖에 못 할 정도로 무지한 나지만 아이를 낳고 병원 갈 일이 생기면서 확실히 아는 것은 있다. 

어린아이들일수록 ct사진은 함부로 찍지 않는다는 것. 수면제 복용도 있지만 ct촬영에서 방사능에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방사능을 바다에 방류한다니?

모두가 함께하는 바다에 방사능을 방류해 함께 공유하자는 위대한 인류애(지구생명애라고 표현해야 할까)적인 생각은 누가 냈단 말인가?

물론, 인체에 해를 입힐 정도의 양이 아니기에 괜찮다는 입장도 있다. 이해한다. 그래서 바다를 통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에게도 해를 입힐 정도가 아니라 확신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10년 뒤, 30년 뒤에도 인체에 무해할 거라고 끝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지도.


 사회뉴스를 보다 보면 일명 카더라 뉴스가 참 많다. 그래서 그 분위기에 휩쓸려 공포감이 생기기도 하고 아직 생기지 않은 일에 대해 막연하고 큰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 


 며칠 전 우리 반 아이들과 5월 31일 바다의 날을 기념하여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바다의 날이 제정된 뜻을 알면 [미세플라스틱]과는 묘하게 연결되지 않지만 , 어쨌든 '바다'에 대한 이야기이니 나름 자연스럽다,라고 나 자신을 속이기로 했다.

 

* 바다의 날 :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사상을 고취하며, 관계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할 목적으로 제정한 날 (해양수산부 주관)


 생태수업을 맡은 시간강사 선생님은 지구에서 바다가 하는 일과 플라스틱(특히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전체적으로 알려주셨고 그 뒤를 이어 나는 바다 한가운데에 생긴 플라스틱 섬을 보며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미세플라스틱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 똥으로 나와요"( -> 이 부분에서 모든 아이들이 웃었다.)

"그러게, 똥으로 나오면 참 다행인데 우리 몸 곳곳에 쌓이게 된대. 근데 이 미세플라스틱이 정말 우리를 어떻게 아프게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몰라. 연구 중이야. 그래서 정확하진 않지만 우리 몸을 아프게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대."

"그럼 병원 가서 고치면 되죠."

"맞아, 너희들이 말한 것처럼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옛날에 고치지 못한 많은 병들을 고치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줘. 그래서 아파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아니요, 난 아픈 거 정말 싫어요."

"맞아, 나도 아픈 건 싫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진짜 싫었어."

"응, 그래서 미리 조심하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거야. 혹시 모르니까."


혹시 모르니까 조심한다는 게 나쁜 건가.

이걸 왜 정치적인 시선으로 보고 싸우는지 사실 이해가 안 된다.

내 아이는 고등어구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나름 신경 써서 제주산고등어를 구입하고는 한다.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어쨌든 제주도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다고 한다. 

언제 어떻게 축적될지 모르는 방사능을, 내 아이의 유전자를, 우리 바다의 미래를 불안과 걱정, 계획 없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더 슬픈 건 먹고살기 바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한숨과 걱정에 이것저것 찾아보다 일단 [그린피스]를 후원한다. 그리고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직접 마주할 미래가 두려워 회피하기만 하는 내가 답답하다. 그래도 어디선가 미래를 걱정해 주고 행동으로 옮겨주는 사람들이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지금도 문득 생각나는 나의 꿈. 

과연 내 아이가,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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