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이라는 알고리즘
아이와 책을 보다 보면
옛이야기나 위인전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왕'입니다.
그 옆에는 항상 중요한 조언과 역할을 수행하는 '신하들'도 등장합니다.
하루는 학원을 마치고 아이와 귀가하는 중에 갑작스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날에 항상 비를 피하기 위해 편의점에 들러서 우산을 사곤 했습니다만,
오늘은 기필코 사지 않겠다는 의지로 많은 비가 내리기 전에 빠르게 건물 안으로 몸을 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가방을 양 어깨에 짊어 메고 앞장서서 걸으며 아이들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우리는 신하 같아."
"응? 신하라니 무슨 말이니?"
"왜 자꾸 우리는 따라만 가.”
"아빠는 앞장서서 가고 우리는 따라만 가자나!"
아이들에게는 아빠는 가방을 메고 앞장서서 가며 지시하고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 신분에 따른 순서, 역할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어른들은 '신하'를 '왕'에게 복종하는 권력의 관계로 이해하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단지 '지시하는 사람과
따라가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역할 분담으로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아이들의 순수함 알고리즘은 어른들이 정해놓은 해석을 걷어내고 관계를 단순화하여 진실된 역할로 재정의합니다. 가장 강력하고 순수한 메시지를 언제나 아이들에게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