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분

순수함이라는 알고리즘

by 글푸름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주다 보면 늘 제 시간과 아이의 시간이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른의 속도와 아이의 속도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재촉하게 되고

서두르게 되고

특히, 여름의 더위나 비 오는 날엔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초등학교에 첫째 아이가 들어간 이후로 아이도 시계를 이제 제법 잘 봅니다.

그래서인지 전보다는 이런 상황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어 학원 가는 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2시에 시작인데
지금 10분 전이니깐 조금만 서두르자!"


그때 아이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합니다.

"아빠, 한 시간이 65분이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지금 보다 조금 천천히 가도 되잖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시간은 정해진 단위이지만, 아이에게 시간은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움직여도 되는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


5분의 여유를 벌써 아는 거 같습니다.




저는 오늘 아이의 시계로 잠시 세상을 바라봅니다.

한 시간이 65분이 되는 세상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