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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풍석포제련소 Feb 23. 2021

[석포제련소]감염병 막으려다 쥐덫이 되버린 코로나 결과

인간을 격리했더니
지구가 원래 모습을 찾았다
사진 출처 : 뉴델리/AP 신화 연합뉴스

코로나 전후, 인도 뉴델리의 모습입니다. 작년 3월, 인도 정부가 3주간 국가 봉쇄령을 내리자 뿌연 먼지가 깨끗이 걷혔어요. 인도 북부의 잘란다르 주민들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200km 밖의 히말라야 다울라다르 산맥을 맨눈으로 선명하게 봤다고 말합니다. 전 세계 35억의 인구가 강제적, 자발적으로 격리되자 지구가 되살아난 거죠. 이런 모습은 SNS를 타고 널리 퍼졌는데요. 이런 현상과는 반대로, 코로나19가 낳은 심각한 환경 오염도 있습니다. 바로 마스크와 일회용품, 택배로 인한 엄청난 쓰레기인데요. 특히 매일 쓰고 버리는 마스크가 환경 오염은 물론 야생동물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죽음의 덫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마스크'라는 족쇄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마스크는 매달 1,290억 개에 이릅니다. 대부분이 재활용 없이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죠.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립된 마스크는 분해까지 수백 년이 걸리는데요. 소각할 경우, 인체는 물론 환경에도 유해한 다이옥신이 발생합니다.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스크가 폐기 과정에서는 오히려 해를 가하는 모순이 생기는 셈입니다.

마구잡이로 버린 마스크는 야생동물에게 '죽음의 덫', '족쇄'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RSPCA는 발에 마스크가 엉켜 움직이지 못하는 새의 사진을 공개해 충격을 주었는데요. 마스크가 새의 날개와 발에 엉키고, 거북이와 같은 해양생물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하며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마스크가 야생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거죠. 

마스크 제대로 버리는 방법이 따로 있어요. 야생 동물이 마스크 끈에 엉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끈을 잘라주세요. 마스크 표면에 최대 7일간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안쪽으로 접은 후 끈으로 묶어 버리면 됩니다. 마스크를 버리고 난 후에도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닦아야 해요.  


어렵게 찾은 마스크 재활용법

다시 태어난 마스크

끝없이 버려지는 마스크를 재활용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프랑스의 스타트업 ‘플락스틸 (Plaxtil)’은 마스크를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들이 마스크를 재활용하는 기술은 몇 단계로 나뉩니다. 먼저 상점이나 약국, 공공 기관에 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해 마스크를 확보해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멸시키기 위해 수거한 마스크는 최소 4일 동안 검역소에 보관합니다. 이후 작은 조각으로 자른 후 자외선을 쪼아 오염물질을 한 번 더 없앱니다. 그 후 높은 열로 녹인 마스크를 뭉쳐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겁니다. 플라스틸은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 10만 개 이상의 마스크를 재활용했으며, 코로나19 관련 방역 용품을 5,000~6,000개를 생산했습니다.

마스크를 의자로 재탄생시킨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계원 대학교 리빙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하늘 디자이너인데요. '폐마스크도 재활용이 된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착수했어요. 의자 하나를 만드는데 1,500장의 마스크가 사용되는데요. 수천 장의 마스크를 고온의 열풍을 가해 액화시키고, 천천히 굳혀 의자를 만들어다고 합니다. 의자의 이름인 <Stack and Stack>은 쌓이고 쌓인다는 의미예요. 코로나19로 인해 쌓이는 마스크를 의자로 표현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린 거죠.


일회용 폐기물 증가

비대면 구매가 불러온 반향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비대면 구매가 늘어났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국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 2,44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습니다. 환경부 또한 "하루 평균 폐기물량이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11.2% 증가했다"라고 밝혔는데요. 일회용품의 대표라 불리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5.6%가량 상승했으며,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거론되고 있어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은 "다회용기보다 일회용품이 안전하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일회용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근거는 없어요.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플라스틱 표면에서 최대 3일 동안 생존할 수 있습니다. 사실상 방역 효과가 없음은 물론, 환경 오염만 가속화하는 행동인 거죠.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 텀블러에 카페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떤가요?

택배 거래가 활발해지며 택배 상자는 물론 폐지가 급증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택배 상자와 폐지를 디젤연료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이선미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종이 등 나무 재질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디젤연료로 바꾸는 새로운 미생물을 개발한 겁니다. 택배 상자로 만든 바이오디젤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체 연료가 될 예정입니다. 

버려지는 마스크와 일회용 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한데요. 더군다나 마스크는 야생 동물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미래를 위해 작은 노력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마스크 끈을 잘라 버리거나, 배달 음식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개인의 실천이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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