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원이 고갈되고 있네
10년 후면 세계 인구의 절반이 굶어 죽을 걸세
하지만 먼 우주에서 답을 찾았네
타이탄에 인류가 정착할 수 있다면?
영화 '더 타이탄'의 내용입니다. 재난영화는 예전부터 풍부한 볼거리와 상상력으로 인기 장르였는데요. 호화찬란하고 재미있는 이 영화의 이야기가 그냥 웃고 넘기기엔 완전 현실적이라고 해요.
2015년 12월, 반기문 UN 사무 총장이 추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한국을 비롯한 195개 국가가 참여했어요. ‘기후 변화 완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모인 거죠.
하지만 기온 2도 상승을 최소한의 요구 조건으로 한 협약이 무색하게 바로 그다음 해 탄소배출량이 세계적으로 1.4% 증가했습니다. 한 마디로 협약에서 약속한 내용을 제대로 지킨 나라가 없었던 거죠.
파리기후협약에서 협의한 약속을 지금 당장 시행해서 사진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바로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약 3.2도의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견됩니다.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 예상이 되시나요? 이런 심각한 상황을 깨닫지 못한 분들을 위해 현재 지구의 상황을 냉철하게 담아낸 책을 소개해드릴게요.
제목만 봐도 후덜덜하다는 평가가 있는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책입니다. "손주들이 우리를 욕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읽어라."라고 코멘트를 한 역사학자의 말이 아주 인상적인 책이죠. 책 내용을 살펴볼까요?
목차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본문은 총 4부로 이뤄져있어요. 1부와 2부는 자연재해, 그리고 그 재해가 불러 일으킨 미래에 대해 담고 있습니다. 3부와 4부에는 기후변화가 야기시킬 사회의 변화와 앞으로 우리가 처해야 하는 자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짧게 등장합니다.
먼저 1부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지금의 자연재해가 더 이상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지구 온난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고 있죠. 하지만, 알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저자가 '공허한 말잔치'라고 표현한 파리 기후 협약은 약속과 달리 기온 2도 상승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실현시켰어요. 여기서 더 무서운 건 기온 2도 상승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곧이어 더 최악으 시나리오가 펼쳐질 거라고 경고하는데요. '이산화탄소 한계치를 넘어선 지구'로 시작하는 첫 장부터 심각성이 느껴집니다. 독자들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말해요.
1부까지만 읽는다면 공포영화를 즐기듯 가볍게 스릴을 느낄 수 있어요. 책을 덮고 현실로 돌아가 평소처럼 생활할 수 있죠. 그런데 이제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을 겁니다. 지금 우리 현실에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으니까요.
2부 내용을 소개해드릴게요. 기온이 2도 상승하면 빙하가 녹아내립니다. 사실 지금도 녹고 있죠. 4억 명 이상의 사람이 물 부족을 겪고, 기온이 3도 상승하면 남부 유럽은 영구적인 가뭄에 시달립니다. 바다의 순환 시스템이 붕괴돼 대멸종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4도가 증가하면 식량 위기가 매년 전 세계에 닥치고, 폭염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9%나 증가합니다.
p32.
기후변화는 반드시 최악의 결과를 몰고 와
우리의 현실감을 보란 듯이
비웃을 것이다.
최근엔 홍수, 가뭄, 산불로 세계적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저 단순히 운이 안좋았다, 몇 년마다 한 번씩 발생하는 거다라는 말로 넘어가기엔 무리가 있죠. 자연발화로 인한 대형 산불과 홍수의 주기가 점점 급속도로 짧아진다는 것도 알고 계신가요?
저자는 각종 재난으로 경제는 무너질 것이고, 자원 전쟁이 발생하는 등 아노미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류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세상인데요.
여기서 경각심을 가져야할 것은 2억 5천만 년 전 일어난 대멸종의 원인도 기온 상승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생물의 96%가 멸종됐다니... 너무 무섭지 않나요? 그런데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 속도가 대멸종 때보다 무려 10배나 빠른 실정입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해수면이 높아지고 태풍과 화염폭풍이 온 지구를 뒤덮게 되면 사람이 살 수 있는 지역은 현재 기준 면적의 3분의 2만 남는다고 합니다. UN에서는 기후재난으로 발생한 난민이 2050년 무려 2억 명에 이를 거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살 수 있는 땅을 찾아 전 세계를 헤매야 한다는 거죠.
앞에서 봤던 영화 <타이탄>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지구에 우리가 살 곳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가 잘못 꿰진 매듭처럼 복잡하고 요원해서 사람들은 사실을 알면서도 회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30년 동안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존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체념은 섣부른 판단인 거죠.
책을 다 읽고 나면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명료해서 넉다운이 될 수도 있어요. 과연, 30년 뒤 우리는 어떤 매리를 맞이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