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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의 중심에서 자유를 외치다

세계 최대석탄발전소에서 울려 퍼진 ‘석탄 그만’

‘쿵쿵쿵' 타악기의 신나는 리듬에 맞춰 행진하는 이들의 손에는 형형색색의 피켓이 들려있습니다. 흥겨운 음악 소리에 맞춘 발걸음, 해님 꽃 모자에 알록달록 현수막까지 들고서 “석탄그만”을 외치러 먼 데 ‘당진’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3월 25일, 세계최대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당진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천여 명이 바로 이들이죠.

브레이크프리 참가자들이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석탄그만’을 외친다

시민 1천여 명이 모여서 만든 이 행사는, ‘브레이크 프리(Break Free)’ 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반대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전 세계 시민들이 공동으로 벌이는 캠페인의 일환이었습니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은 각종 대기오염, 환경파괴, 기후변화의 직접적이고도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죠. 화석연료 사용이 만든 피해는 이미 우리의 삶 곳곳에 침투해 있습니다.


콜록콜록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 한여름의 기록적인 불볕더위, 눈 없는 겨울, 해수면 상승, 전염병 창궐 등의 주요 원인은 모두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때문이죠.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도 지구의 평균기온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보다 훨씬 적게 해야만 기후변화의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발표했죠. 그만큼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인 위기로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브레이크 프리’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염려하고 화석연료의 피해를 거부하기로 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진행했습니다. 2016년에 처음 시작한 ‘브레이크 프리’ 캠페인은 전 세계 3만 명 이상의 시민들 참여로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한국이 처음 함께했는데요, 규모도 더 커지면서, 전 세계 40개 국가에서 80개 이상의 행사와 시위가 동시에 진행됐습니다. 모두의 함성은 바로 “석탄 그만".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을 멈추고 오염물질배출 없는 깨끗한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브레이크 프리가 충남 당진에서 진행된 이유는 세계최대 석탄발전소가 바로 이곳에서 가동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10기, 즉 6,040메가와트(MW)로 원전 6기와 맞먹는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발전소가 당진에서 운전 중입니다. 여기에 기업인 ‘SK가스’ 가 신규 석탄발전소인 ‘당진에코파워’를 추가로 건설하려고 합니다. 용량이 1,160메가와트(MW)로 원전 1기와 맞먹는 큰 규모죠.


행사에 모인 1천여 명의 시민들은 “석탄그만”을 외치며 더는 석탄발전소를 짓지 말자고 외쳤습니다. 이미 세계 최대 석탄발전소에 당진에코파워가 추가로 건설되면, 더 많은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비롯해 더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기 때문이죠.

1천여 명이 함께 들어올린 ‘석탄그만'

한국은 석탄발전소로 인한 피해가 이미 심각한 수준입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의 세 번째 원인이 석탄발전소입니다. 또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설 역시 석탄발전소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는 두 번째로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며, 가장 많은 석탄발전소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여기에 공감하며 참 많은 분이 모였습니다. 석탄 그만을 외치는 1천여 명 시민 함성의 울림도,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을 만나는 일도 참 감동이었습니다. 어린이와 청년, 중년과 노인분들까지 연령과 지역을 가리지 않은 많은 시민이 “브레이크 프리”를 외치러 찾아왔습니다. 황금 같은 주말에, 그것도 멀리 충청남도의 작은 도시인 당진에 오신 걸 보니, 많은 시민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위험에 공감하고, 석탄 사용을 멈추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진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과 함께 “석탄그만"을 외쳐주신 분들이 또 있습니다. 삼척지역의 주민들도 같은 아픔이 있죠. 삼척 주민들도 브레이크 프리 행사에 참여해 한국에서 더 이상의 석탄발전소 건설은 안 된다며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국회의원, 안산시장 등이 함께해서 주민들의 요구를 듣고 뜻에 동참했습니다.

‘석탄그만'을 외치며 브레이크 프리에 참가자들이 당진시내를 행진한다

해외에서도 한국, 당진이 주목받았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100여 명의 시민이 “당진, 석탄그만”을 외치며, 한국이 석탄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는 응원 영상을 보내왔습니다. 한국에서 석탄발전소는 그만 짓자는 데에 세계 시민도 연대하는 것이죠. 국제 기후변화 대응 캠페인단체인 ‘국제 석탄 반대 네트워크(International Coal Network)’에서도 한국의 당진 ‘브레이크 프리'행사 소식을 크게 알렸습니다.

초미세먼지와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시민들은 가만히, 그대로, 순순히 침묵을 지키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적의 시민들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멈추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고, 그 요구는 점점 더 강력해질 것입니다. 한국이 세계 최대 석탄발전소를 가동하며 초미세먼지의 위협이 극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석탄발전소 건설은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 정부는 신규 석탄발전소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노후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제 전환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석탄 반대 캠페인을 해 온 그린피스는 한국이 더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캠페인을 진행하겠습니다. 기후변화 위협에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도록, “석탄그만"을 외쳐주세요. 석탄 없는 세상이 현실이 되도록, 그린피스와 함께 변화의 주역이 되어주세요!



글: 손민우 /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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