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기후위기
매서운 추위를 뚫고 화려하게 피는 봄꽃. 이 봄꽃마저도 기후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구에 있는 동식물 중 기후위기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는 없습니다. 지구상의 동식물이 오랫동안 적응한 기후가 급변하기 때문이죠. 봄꽃 역시 기후변화에 취약합니다. 봄에 꽃망울을 터뜨려야 하는 봄꽃의 특성상 2~3월의 온도와 일조량은 무척 중요해요.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따뜻해지는 시기가 빨라져, 봄꽃의 개화시기도 빨라지고 있어요.
봄꽃의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 뒤에는 기후위기의 또 다른 징조가 숨겨져 있습니다. 지금부터 봄을 대표하는 다섯 가지 꽃을 함께 알아봐요!
*꽃말: 희망
유치원 학급의 이름으로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고 노란 개나리. 이 개나리는 벚꽃과 더불어 기후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혀, 기상청이 주시하는 계절 관측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런 개나리의 개화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4월 중순에 꽃을 피웠는데, 2015년에는 보름이나 빨라진 3월 29일에 개화했습니다.
*꽃말: 사랑의 기쁨
진달래는 개나리보다 약간 늦게 꽃망울을 터트리는 봄꽃이에요. 진달래의 개화시기도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지난 12년 동안 연평균 1.4일씩 더 빨라졌습니다. 최대 16일이나 앞당겨진 셈입니다.
*꽃말: 고결, 충실
매화는 나뭇가지마다 줄지어 내려앉은 모습이 앙증맞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꽃입니다. 광양 매화축제에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해, 한국의 대표적인 꽃 축제로 자리매김 하기도 했죠. 그러나 지난 2019년, 광양 매화축제는 일주일이나 앞당겨 개최되었습니다. 매화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진 탓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개화시기의 변화는 앞으로 지역 경제에까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꽃말: 수줍음, 사랑의 고백
소설 동백꽃에 등장하는 동백꽃이 산동백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 꽃말이 이해가 될 것 같은데요. 생강나무의 다른 말인 산동백은 특이하게도 잎 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식물이에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보다 다르게 곤충을 불러 꽃가루를 퍼뜨리기 위함이죠. 하지만 산동백도 기후변화로 인해 개화시기가 많이 앞당겨졌어요. 지난 2019년의 개화시기가 그 2년 전인 2017년에 비해 2주나 빨라졌었거든요. 일부러 일찍 피는 꽃의 개화시기가 더 빨라진다면 식물과 곤충의 공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꽃말: 정신의 아름다움
벚꽃은 꽃말보다도 매년 봄에 펼쳐지는 벚꽃 축제로도 유명하죠? 그러나 이 벚꽃 축재의 개최 시기가 매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의도 벚꽃축제는 2012년 4월 13일부터 열렸지만 2019년에는 4월 5일에 개막했습니다. 일주일 이상 빨라진 것이죠. 심지어 지난 2021년에는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인 3월 24일에 서울 벚꽃이 피었습니다. 과거 1950년~1980년 사이에 관측된 벚꽃과 개나리의 개화시기는 한 달의 간격이 있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일주일 간격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실상 동시다발적으로 개화하는 셈이죠.
봄꽃이 개화하는 순서를 일컫는 ‘춘서’라는 단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봄꽃은 수백 년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피어났습니다. 그러나 개나리와 산동백, 벚꽃이 비슷한 시기에 만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화시기가 변하면 식물의 생애 주기가 변합니다.
식물의 생애주기가 변하며, 식물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곤충의 개체수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구상 식물의 75%가 꿀벌을 포함한 곤충의 수분으로 번식을 하고, 인류 식량의 98%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의 71%가 곤충의 화분 매개에 의존하고 있어요. 꽃이 일찍 피면 매개 곤충과 활동 시기에 차이가 생겨,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던 생태계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일명 ‘생태 엇박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결국 식물의 번식과 곤충의 생존, 나아가 우리 삶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린피스는 인류뿐 아닌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린피스와 함께 정부가 신속하게 기후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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