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아마존 서미트에서 그린피스의 한 활동가가 AWS 고객에게 캠페인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지난 7월 13일 아마존(Amazon.com)이 노스캐롤라이나주 동부에 위치한 신규 풍력발전소(전력량 208MW) 전력의 구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풍력발전소는 미국 남동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발전소입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아마존이 자사인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가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가능에너지로부터 충당하겠다는 목표에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둘째로, 이에 따라 전력회사와 주 정부 역시 인터넷 경제를 주름잡는 최대 기업의 사업부문을 유치하기 위해서 재생가능에너지 공급 문제를 보다 신중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미 남동부에서 최초로 대규모 풍력발전소 건설의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아마존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합니다. AWS가 고객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확대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AWS 고객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입니다.
<지난 5월 말, AWS를 사용하고 있는 주요 고객 기업인 허핑턴포스트, 텀블러, 훗스위트, 체인지닷오알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업워시를 포함한 19개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에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보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이 지속적으로 전력회사의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요구하고 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세제감면 조치를 지지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한 것 역시 매우 고무적입니다. 아마존의 재생가능에너지 옹호는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달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은 공식 발표에서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AWS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다양한 전력망에 친환경 에너지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할 예정입니다. 전력회사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해 여러 전력회사와 협력을 지속할 것이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높여 이들 사업을 현실화하는 세금 지원제도를 확대하도록 정부 내 파트너들을 설득해 나아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아마존의 전력구매 계획을 보며 미 남동부 지역의 주정부와 주요 전력회사와 관련해 몇 가지 중요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첫 번째 궁금증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에 관한 것입니다. 비록, 14일 아침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팻 맥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새로 건설될 풍력발전소를 높이 평가했지만, 과연 그가 노스캐롤라이나의 태양광/태양열 발전 관련 세제혜택 확대를 지지해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술 기업 유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두 번째 궁금증은 아마존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버지니아주 전력회사 도미니언(Dominion)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도미니언 고객들은 분명하게 재생가능에너지를 요구하고 있고, 만일 도미니언이 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 다른 전력회사로부터 필요한 전력을 구매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도미니언은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객들에게 더 많은 재생가능에너지를 공급하려 할까요?
마지막 궁금증은 버지니아주 의회에 있습니다. 아마존과 같은 인터넷 리더 기업들이 타 주(노스캐롤라이나 주)로 이전하는 것을 막고 이들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지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의회는 과연 친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마련할까요?
(*AWS의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미국 버지니아 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신규 풍력발전소가 위치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버지니아주 남쪽에 바로 인접해 있습니다. AWS의 이번 발표는 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주정부, 그리고 버지니아주의 전력회사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전력회사와 주당국자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과 적극적인 활동, 그리고 투자를 통해 아마존은 그린 인터넷의 리더가 될 수 있는 바른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전력원의 100% 재생가능에너지화에 있어서 애플, 페이스북, 구글과 경쟁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 사용에 관한 한 대중과 고객에 대한 에너지 사용 정보의 투명성에 있어서는 다른 경쟁사보다 훨씬 뒤져 있습니다. 신규 풍력발전소 및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AWS가 이룬 진전된 모습을 볼 때, 아마존이 아직도 에너지 사용정보 (Footprint)를 대중과 고객 앞에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의아스럽습니다.
아마존이 에너지 사용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번 발표와 관련한 다음의 몇 가지 결정적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존의 전력 사용량 가운데 신규 풍력발전소가 제공하는 전력의 비중은 얼마나 될 것인가? 아마존은 다른 동종 업계 기업들과 달리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이나 총 탄소발자국(footprint)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공개되기 전까지, 고객들은 아마존의 총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발자국 중 풍력발전소 및 태양광 발전소의 비중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버지니아주 데이터 센터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아마존이 소비하는 석탄, 가스, 원자력 에너지량은 얼마나 되는가? 특히, 도미니언은 아마존 등의 데이터센터 증가를 이유로 들며 가스 및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탄소발자국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아마존은 이러한 의문을 잠 재울 수 있습니다.
물론, 아마존의 풍력발전 에너지 구매는 환영할만한 소식입니다. 인터넷을 뒷받침하는 인프라의 빠른 확장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인 아마존은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향한 발 빠른 행보를 자축하고 있고, 이제 재생에너지가 절실하게 필요한 미국의 한 부분에 대형 풍력발전소가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그린피스는 올해 말까지 ‘깨끗하게 클릭하세요(Clicking Clean)(2015)’ 보고서 중 아마존에 대한 평가 점수를 업데이트할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아마존이 어떻게 하면 투명성을 제고하고 100% 재생가능에너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도 포함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그린피스의 쿨 IT 캠페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데이비드 포머란츠(DAVID POMERANTZ) / 그린피스 선임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 이 글은 2015년 7월 22일 IT 전문 인터넷 미디어 <블로터>에도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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