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가을 감사했던 순간
길고양이들을 위한 배식을 시작했다. 간식을 먹고 있는 작은 회색 고양이랑 눈이 딱 마주쳤다. 날 보자마자 잽싸게 도망가는 게 길고양이가 맞는 것 같다. 겨울에는 생수를 구하기가 어렵다하여 물도 가져다 놓았다. 길 위의 작은 생명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미국에서 사는 지난 2년 동안 꽤 많은 분들과 추억을 남겼다. 고마운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려 내복과 크리스마스 우표를 주문했다. 취미 삼아 그린 엽서를 보내기도 했다. 우표 하나로 멀리 사는 이들에게 소소한 안부를 전할 수 있다. 참 좋은 세상!
빈 방에 오피스를 만들었다. 밀린 업무도 하고 과제도 한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중고로 산 겨울 잠바가 마음에 들어 슈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새로 산 법랑 냄비에 추위를 녹여줄 수제비와 찌개를 만든다. 적당한 소비는 위로가 된다.
미국에서 사서로 일하는 지금 과연 나에게 가치가 있는 시간일까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든다. 그럴 때마다 더 많이 움직이고 새로운 취미를 만든다. 아침에 공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는데 저녁에 무언가 채워진 마음으로 귀가한다. 대단한 의미를 찾기보다는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끼는 겨울을 보내고 싶다.
Two months ago, I visited a Korean restaurant, Her Name Is Han, in Manhattan, whose bulgogi made me feel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