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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 Jan 29. 2022

11월의 miami

3박4일간의 기록  

2021년 추수감사절을 앞둔 주말 마이애미에 다녀왔다. 집에서 우버로 15분 걸리는 공항은 수속이 빨라서 공항에 내려 보통 10분이면 수속을 마친다. 재택근무를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교통과 수속이 순조로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이애미 여행을 시작했다. 


남쪽으로 3시간 비행하여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우버를 타고 숙소가 있는 마이애미 비치로 향했다. 첫 마이애미 여행이었기 때문에 가장 유명한 지역에 숙소를 예약했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텅 빈 거리에 놀란 채 호스텔에 도착했다. 호스텔 1층에는 Hoja Taqueria 라는 분위기 좋은 멕시칸 음식점이 있다. 호스텔에 머무는 2박은 이곳에서 부리또, 나초, 맥주로 저녁을 해결했다. 


나초엔 맥주...


마이애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사우스비치에서의 요가수련, 숙소, 자전거, 미술관이다. 



날씨가 흐리고 추운 동부에서 날아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의 시선은 늘 하늘로 향했다. 마이애미에서 머무는 3박4일간 비가 오기로 예정되어있었다. 운 좋겠도 셋째 날 부터 하늘은 쨍쨍했고 자전거를 타면서 도시를 활보했다. 새로운 지역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여행을 선호한다. 자전거로 거리를 활보하면서 로컬처럼 사는 흉내를 내곤 한다. 도시 공용자전거인 Citi Bike와 호텔에서 빌려준 자전거를 타고다녔다. 



자전거 다음으로 좋았던 건 요가수련이다. 여행을 하면 제일 먼저 근처에 있는 요가원을 알아본다. 그 동안 내겐 해변가에서 일몰을 보며 수련하는 로망이 있었다. 사우스비치에는  3rd Street Beach Yoga라는 요가 프로그램이 있다. 매일 일출과 일몰 시간에 수련이 시작되고 기부를 통해 운영된다. 마지막 날 해가 지기 전에 사우스비치에서 모여 파도소리를 들으며 낯선 이들과 에너지를 나누었다. 수업이 끝나고나니 하늘은 어두워져있었다. Miami Beach Walk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마지막 밤을 보낸 호텔 KAYAK Miami Beach로 돌아왔다. 


 

파도를 들으며 빈야사를 했던 소중한 시간  


KAYAK Miami Beach는 여행 예약 사이트 카약에서 새로 오픈한 호텔인데 마이애미 비치에서 가깝고 방이 넓고 깨끗해서 좋았다. 호텔 라운지에 있는 중동음식점 Layla에서 이색적인 분위기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Shakshuka를 먹었다. Layla는 중동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Laila와 Majnun의 사랑을 테마로 설계되어는데 코스터에 적힌 글귀가 감동적이었다.  


"Show me the most damaged parts of your soul, and I will show you how it still shines like gold." 


마이애미에서 맛보는 Shakshuka

 


호텔에서 대여해주는 자전거를 타고 Perez Art Museum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ICA Miami)에 다녀왔다. 여행을 가서 그 지역의 대표 미술관에 들르는 이유는 작품을 통해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고, 이미 유명한 작가의 몰랐던 작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사고와 자기주장이 강하게 담겨있는 마이애미의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본토에 사는 A에게 엽서를 썼다. 


Perez Art Museum


ICA Miami




마이애미 비치에서 미술관이 있는 시내로 가기 위해 자전거로 Venetian Causeway Bridge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서 바다도 보고 호화로운 저택과 슈퍼카도 구경했다. 나의 인생에서는 그들과 비슷한 레벨의 부를 축적하기는 이미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어진 것들도 충분하니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What we seek is here already... Just throw away all thoughts of imaginary things not yet come and stand firm in that which you are.

- Kabir 



마이애미에 가있는 동안 내가 사는 동네에는 눈이 내렸다. 여행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지만 세시간만 비행하면 따뜻한 해변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어 남은 한 해를 버틸 수 있었다. 열심히 공부했던 화학 과목에서 1등을 했다. 겨울방학으로 학생들이 떠나 텅 빈 도시에서 귀찮음과 무서움을 이겨내고 출퇴근도 했다. 동네에 요가원이 생겨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났고, 회사에서 취업 영주권을 신청해주겠다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외롭고 과거에 대한 미련으로 힘들어했던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나만의 궤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계절을 보내고 있다. 



눈 내린 우리 동네 

 

한국에서 나의 소울메이트 B가 보내준 글귀


Life isn't about finding yourself. Life is about creating yourself. 

George Bernard Sh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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