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할까.
아니. 되긴 할까.
4년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글쎄, 사람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눈, 코, 입 사지가 달렸다고 모두 인간이 아니지. 형태만 인간의 형태를 띨 뿐.
그저 짐승이라고 하기에도 짐승에게 미안하다.
기괴하게 거짓말을 하는 인간의 간사함도 가졌기에
나는 그냥 허망 해 질뿐이다.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도 어렵고 껄끄럽다.
왜 이런 고민을 나만 해야 하나. 하는 의문도, 억울함도 든다.
그 어떤 단어로 형용할 수 없이 가슴을 치며 내뱉는 절규는 하나뿐이다.
억울하다. 너무 억울해서 정말 속이 새카맣게 탄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든다.
한겨울 하얗게 나는 입김처럼,
속이 까맣게 타서 입가로 까맣게 입김이 나오는 것 같다.
부러진 두 다리로 주저앉은 나의 뒤는 벼랑 끝이다.
신이 있다면, 아니 그 누군가 있다면 한 사람을 이렇게까지 내몰 수 있나요?
나는 그 누구 탓이라도 하고 싶어 자꾸만 나를 상처 준 사람 외에 다른 곳에서 원인 따위를 찾고 있었다.
벗어나면 되는 걸. 미련 멍청하게 스스로 말뚝에 줄을 매며, 울부짖는다.
그 어디에 목청이 터져라 소리치고 내 가슴에 피멍이 들게 쳐대며
살려주세요 울부짖는다.
나를 구하는 건, 나뿐이라는 걸.
다른 이에게 통하는 상식의 잣대를 스스로에겐 못 정할 뿐이다.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상대가 던진 칼에 날벼락처럼 맞고 고꾸라져도, 다시 일어나 춤을 추며 다시 칼을 맞을 준비를 하는
나에게. 나는 스스로에게 한 번 더 칼을 던진다.
멍청하긴. 미련하긴.
그런 소리를 듣고도. 그런 일을 당하고도.
어느 날 갑자기 몰아치는 폭풍우처럼, 냄비 안에 넣어 뒀던 화가 끓어 넘친다.
끓어 넘쳐 냄비 안에 모든 것이 소진되어 그저 까맣게 타도 또다시 불쑥. 언제 넣어뒀나 싶은데
깜빡 다른 곳을 돌렸다 보면 다시 냄비 안에 화가 끓어 넘쳐 주변을 엉망으로 만든다.
치우고 다시 채워져서 끓어 넘치는 걸 반복하다 보면
나는 그저 멍하니 이제 끓어 넘치는 화를 멍하니 쳐다본다.
무릎으로 바닥을 기며 열심히 끓어 넘친 흔적을 지우는 것도 팽개치고 그저 쳐다만 본다.
어떻게 버틸까요.
버티는 데에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