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로 이름을 써야 한다고 벌칙을 소개했을 때 괴로움에 싫다는 야유를 보내던 여덟 살 어린이들. 벌칙에 걸린 아이들이 도저히 못 하겠다고 하길래 팔꿈치로 부위 변경해 주고 합의 성공. 팔꿈치로 열심히 쓰는 아이들을 보며 깔깔 넘어가던 아이들은 자신도 하고 싶다고 열심히 손을 들어댄다. 서로 하려고 달려드는 게 과연 벌칙인가 싶다. 정말 너도나도 서로 하려고 하기에 팔꿈치 말고 엉덩이로 쓸 사람을 물었더니 한 남자아이가 번쩍 손을 든다. 하고 싶다는 말을 격하게 하기에 나오라고 하고 엉덩이 필체를 감상하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빵빵 웃음이 터진다. 나도 시범을 보이며 붙을 붙였다. 이렇게 하고 싶어 하다니. ‘이건 벌칙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 때쯤 엉덩이, 팔꿈치 외에 다른 부분으로 이름을 써보라고 했다. 한 아이가 나와서 발을 들어 이름을 썼다. 평소 운동을 많이 한다더니 균형 감각이 뛰어났다. 다른 아이는 머리로 해본다고 했다. 아이의 이름자가 제대로 적히지 않기에 본의 아니게 머리로 이름 쓰기 시범까지 보이게 됐다. 담임이 풀어헤친 머리로 앞에서 이름 쓰며 헤드뱅잉을 하고 있으니 우리 아이들 웃겨서 한바탕 소란하다. 시간이 다 되어 가기에 한 명만 더 해보자고 했는데 배로 이름을 쓰겠다는 남학생 등장! 배로 쓰는 건 솔직히 생각 못 했는데, 직접 보고 또 해보니 이 방법도 정말 참신하고 재밌었다. 열심히 준비한 수업보다 벌칙이 더 재미있는 놀이가 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