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한때 리더를 늘 자처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잘해도 못해도 욕먹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더는 나서지 않게 되었다.
리더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그들을 안타까운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내 마음속 도마 위에서 멋대로 칼질을 시작한다.
"고생을 사서 하네."
"지금 몹시 힘들지?"
"리더가 된 걸 후회하지?"
정신없이 썰다 보니 어느새 도마 위는
먹기 좋은 음식이 놓여있다.
자신의 몸을 기꺼이 내어준 그들의 희생덕에
나머지가 편히 배 채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군대는 희생하는 사람이 따로, 먹는 사람이 따로 존재했다.
우리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리더들을
연민의 시선이 아닌 감사와 존경의 시선으로 보는 것이 옳았다.
무리의 앞 모두를 이끌어주는 리더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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