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새들을 흘깃 훔쳐볼 여유가 있다면
새들의 날개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떨어지지 않기 위해 뼈까지 펼쳐들며 건너가는 모습.
찡하고 아찔한 가슴 아픈 모습이 더 잘보이는
이곳은 지상에서 먼 거리.
떼로 지어 날아가는 것들이 있으면
혼자 지상으로 떨어지는 시늉을 하는 것들도 있어
한때 추락을 향해 달리던 것들이
마음을 찾아 헤매는 모습을 닮았어요.
가끔은 산기슭을 스쳐가는 비행기를
은빛 새 한마리로 착각할 때가 있었죠.
인간은 무거운 새를 만들어 가벼워지려 애쓰지만
너무 무거운 마음때문에 늘 가라앉아서
돌아간 지상의 식탁에 앉아
노래를 들으며 따뜻한 국 한그릇을 먹고 있어요.
지금 새들을 바라보는 창가는
지상에서 먼 거리.
새들은 어지러움의 속도보다 빠르게 날고
추억의 속도를 지나쳐서 날고 있지만
가끔은 고요히 적시는 비들이 내려
새들이 함께 전 생애를 떨어줄 때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