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을 뚫고 공허하게 달려가는
야간열차를 타보지 않은 자와는
삶에 대해 말하지 말라.
느린 완행열차를 타고
휴지처럼 아무데나 다리를 뻗고
어둠이 열차 안을 드려다보는
그 낯선 완만함을 견디어보라.
사람들은 그 어둠보다 더 어두운
생을 거쳐 왔고
그 어둠보다 더 깊은 어둠 속으로
흘러들고 있지만
편안한 무관심속에서 바라보는
아아, 이 행복한 무게를 느껴보라.
이제 더 이상 아무의 안부도
묻지 않는 느린 열차.
주름만큼 파인 슬픔과
손마디처럼 굵고 짧은 생을 가진
그들도 가끔은 생이 환했던 적이 있었다.
야간열차를 타보지 않은 자와는
사랑에 대해서도 말하지 말라.
사랑은 야간열차처럼 그렇게
어둠속으로 달려가는 막막한 것이지만
한순간은 그도 타오른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