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입 매매계약서를 잘 쓰는 법

- 특약 사항 및 유의점

by 이지현


매매계약서 쓰기 전에 할 일



실무적인 일을 잘하는 것은 아마추어로서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쓰는 것과 주택 구입 매매계약서를 쓰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매매계약서 작성이 끝난 후에도 한참 후인 잔금을 치르기 직전에야 알게 되었다.


주택 구입 매매계약서는 특별한 상황들이 발생하므로 처음부터 달랐어야 했다.

처음 집 보러 가는 날, 딸이 전날 보고 온 상수동 주택을 마포에서 본 주택들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하기에,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토지대장, 지적도,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을 오전에 미리 확인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다 확인 가능해서 정말 편리하다.


건축물대장은 불법건축물 확인과 건축면적, 용적률 및 주 구조를 알 수 있다. 주택의 변동 내용도 확인 가능하고, 현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서 등기권리증이나 등기부등본과도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정부 24에서 무료로 열람한다.


토지대장엔 토지 소유자가 나와 있어서 건축물의 소유자와 동일한지 체크할 수 있다. 토지의 변동 원인도 나오고 개별공시지가도 나와서 그 지역의 시세를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고, 세금 관련 문제도 짐작해볼 수 있다. 정부 24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토지 이용 계획 확인원은 토지에 이용 가능한 건물 제한 등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구입하는 집을 사야 할지 어떨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토지이용 규제정보서비스에 들어가서 무료로 열람해본다.


등기부등본은 토지와 건물 등기부등본을 다 떼어 보면 소유주가 확실하다. 대출 및 설정에 관한 부분이 나오므로 계약 시에 이 문제를 서로 의논할 수 있으므로 인터넷등기소에 들어가서 열람하는 것이 좋다.


지적도는 땅의 모양이나 주변과의 상황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오니 참고 사항으로 보면 좋다.


매매계약은 등기부등본을 먼저 확인해본 후, 다른 서류들과도 소유주 등이 일치하는지 확인 후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 토지와 건물 소유주가 다른 상황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구매하려는 집은 소유주가 모든 서류에서 일치했다.




집 매매계약서는 반드시 당사자와



등기부등본의 소유주는 매매하려는 집의 부인이었다. 그러나 소유주가 종일 나타나지 않아서 다들 지치기 시작했다. 매매할 집은 이미 세 차례나 이전에 계약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했다. 처음에 너무 비싸게 매도 금액을 불러서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세 번 바뀔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운되었고, 마침내 우리가 사게 된 집이었다.

매매할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우리가 계약하겠다고 나서자 소유주가 하루 종일 사라진 셈이다. 마침내는 저녁 5시 반에 이르자 모두 지쳐서 계약은 다음날 하는 것으로 말하자, 비로소 나타났다.


아무리 급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집 계약은 언제나 등기권리증의 소유주와 체결해야 한다. 가족이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법적인 다툼이 벌어지면 증거주의인 법은 그 어떤 사정도 봐주지 않는다. 소유주가 가지고 온 등기권리증 및 주민등록증과 서류들을 확인하면서 계약서 쓰기를 했다. 근 30여 년이 넘게 오래 살던 집을 매매해야 했던 심정에 모두를 그렇게 기다리게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대출 관련 문제 및 매도자 협력 사항도 특약 조항



매도자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는 어떤 대출도 받은 적이 없어서 계약서 쓰기는 쉽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출이 있는 편이 좋았다. 대출을 그대로 안고 사면 매입 자금이나 추후 시공 시 드는 비용도 여유가 생기니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따로 대출을 일으킬 필요도 없었다.


집을 당일로 사는 바람에 그리고 주택담보대출이 당연히 가능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대출 문제를 깊이 생각지 않고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계약서 작성 전에 매도자와 대출 문제가 잘 의논되었다면 훨씬 쉬웠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대출 문제는 다음에 말해보겠지만 무엇보다도 집 짓기는 비용이 문제이므로 중요하다.


잔금 직전에 부동산 사장님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우리가 집을 계약한 후에 또 다른 사람과도 부동산 계약이 있었다고 신이 나서 말했다.

부동산 사장님이 말한 이 분이 계약서에 넣은 조항을 정리하면



‘매도인의 대출 협조’

‘잔금 치르기 전에도 주택 설계에 반영하기 위한 매수인의 요청을 매도자는 적극적으로 도운다.’


이 같은 특약 조항을 넣고 구매한 그분은 마포에 10평대 물건만 나오면 무조건 사들여 상가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많은 경험이 있는 분이라고 했다. 그래서 계약서를 쓴 후에 측량, 대출 등 시공 전에 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를 잔금 전에 이미 다 끝냈다는 것이다.


내심으로는 이런 내막들을 잘 아는 부동산 사장님이 미리 귀띔을 해주었더라면 당연히 나도 특약 사항을 넣었을 것이다. 이 특약 조항은 집 짓기를 쓴 어느 책에서도 읽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였다. 있었다면 당연히 커닝을 했을 것이지만.

그 특약 조항을 들은 후에 아뿔싸 했지만, 무지해서 계약서에 당연히 명시하지 못했고, 그 이후 여러 가지 협조를 구할 때마다 매도인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선물을 계속 사가야 했었다.


특약 조항을 명시했다면 잔금 전에 측량, 집의 기초 확인, 구조 문제, 실측, 설계사무소에서 여러 번 주택을 방문해야만 했던 문제 등등 번거로운 문제들이 손쉽게 해결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집 짓는 시간이 또 한참 단축될 수 있었다.


특약 조항을 적지 못했기 때문에 잔금 후에 그 모든 일이 다 이루어져서 쓸데없이 시간이 흘러갔고, 매도인을 찾아가야 할 때마다 번번이 미안해서 죽을 지경이었다. 물론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그렇다고 아직 잔금 치르기 전의 집을 내 집처럼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사실 주택 계약은 아파트와 달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쉽게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다.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가 대한민국에서는 집의 개념이 아니라 부동산의 증식 개념으로 변모한 지 씁쓸하지만 벌써 오래다. 우뚝 선 아파트들을 보면 그건 집이 아니라 얼마든지 사고파는 물건의 개념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참 쓸쓸하기도 하다.

하기는 나도 맹모삼천지교는 아니더라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학교를 따라가면서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아파트였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주택이었다면 그냥 붙박이로 살았어야 했다. 아파트는 그래서 마치 살아있는 생물, 때로는 매우 낡거나 혹은 생생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공동 등기 계약서 쓰기와 이중 매매 주의



아파트 매매계약은 늘 혼자 명의여서 별달리 준비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집은 두 아이와 처음부터 공동 등기를 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동산 사장님도 공동명의는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쓸지 난감해했지만 전화 등을 해보더니 매매계약서에는 공동 등기자 들이 모두 들어갔다. 자녀들과의 공동 등기 문제는 추후 증여나 주택 취득자금조달계획서를 내는 문제와도 관련 있으니 정말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세 사람이 등기를 할 것이지만 한 아이가 외국에 유학 중이어서 매매계약서 상에는 빠지고 나와 공동 명의인으로 같이 간 아이의 지분 표기까지 계약서에 쓰면서 도장을 모두 찍었다. 이 매매계약서는 추후 등기권리증을 만들 때도 첨부되므로 처음부터 계약서에 지분 명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유학 가 있는 아이는 이후 등기권리증을 만들 때 별지를 만들어서 추가사항으로 매매계약서 뒷장에 달리게 되었다. 물론 잔금 날에 부동산에서 부른 법무사가 와서 등기 사무를 다 맡겼다.


매매계약서를 쓴 후에 잔금일에 반드시 현재와 동일한 등기권리증을 지참하라고 부동산 사장님이 거듭 매도인에게 주의를 주었다. 또한 중도금 날짜를 약 1달 안에 끝내는 것으로 했다. 매도인이 간 후에 왜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는지 물어보니, 그동안에 다른 곳과 매매를 하면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중매매가 있을 수 있는 셈이었다. 그 말을 들으니 여태껏 아파트들을 매매하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정말 그럴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등기부등본에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다면 명확하게 부동산이 담보로 잡혀 있는 줄을 알지만, 그 밖에 부동산을 조건으로 약정된 다른 채무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너무 걱정이 된다면 계약서에 '주택을 담보로 다른 대출은 없다'는 등의 특약 사항을 쓰는 것이 좋다. 부동산 사장님이 그 점을 많이 우려해서 매도자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부동산 사장님과 매도인 가족은 한 동네서 40여 년을 잘 알고 지낸 사이라고 했는데 부동산 계약이란 아무리 잘 알고 지내던 사람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부동산 거래는 등기가 나올 때까지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이 맞기는 한 모양이다. 그때부터 혹시 하는 생각에 가끔 잠이 잘 안 올 정도였다. 그러니 너무 모든 것을 잘 알아도 삶이 불편해지는 셈이다. 모를 때는 무조건 믿고 생각해본 적도 없는 문제가 갑자기 우환이 된 셈이다.

이후 중도금을 지불한 후에라야 부동산 사장님이 안심한 듯이 웃었다. 중도금까지 지불 후에는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었다. 부동산에서조차 그러니 어떻게 아마추어가 더 알 수 있겠는가.


이런 미숙함과 무지함을 넘어서 또 어떤 예측 불가능한 것들이 기다릴지 모르지만, 이제 집을 지을 차례다. 가시밭길이 될지 꽃길이 될지 전혀 상상도, 예감도 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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