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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May 08. 2021

오월의 노래

   

제비꽃빛의 저녁이 향기처럼 잠잠합니다.

오월의 저녁에는 거창하지 않아도

밥은 거르지 않는지

그래도 늦은 저녁엔 바람이 있으니

꼭꼭 옷깃 잘 여미라고

가벼운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온종일 쌓인 걱정을

지는 몰옥잠빛 저녁노을에 묻고

툭툭 털어버려도 좋다고

가벼운 안부를 물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밤새 깨었다 다시 꾼 꿈처럼

먼 거리에 있는 사람이여

차곡차곡 오늘의 안부는 그대로 접어

다시 물어줄 날에 구비구비 펼치겠습니다.  


멀리 있어도 바싹 다가와 앉는 시간에

전할 길 없는 안부를 부치지 못하고

긴 긴 편지를 쓰는 오월입니다.  

제비꽃빛의 저녁이 향기로 남아

빛 새 한 마리만 오월의 노래를 끌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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