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뛰는 것들이 함께 살았다.
바다가 넘쳐서 좌판 위까지 범람했다.
어쩌다 파도를 타고 건너온 도다리가
느긋이 엎드려 등물을 하며
실눈으로 두고 온 바다를 보는 중이었다.
음표를 펼친 갈매기가 갈색 미역을 물고 사라지면서
끼룩 노래를 하느라 멸치 떼를 놓쳤다.
그 바람에 물결이 다 함께 반짝였다.
비늘을 꼿꼿이 세운 멸치 떼는 은빛 부호들을
낡은 에이프런 위에 툭 떨어뜨리며,
노래들을 덤으로 풀어놓았다.
가만히 눈 감고 있어도 짠 내가 눈 속을 찔렀다.
아무도 부르지 않았는데 또 누가 부른 것처럼
돌아보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낡은 얼굴들을
푸른 비린내 속에 적시고,
담요처럼 파도의 노래로 가만히 덮었다.
어시장에서는 푸르디푸른 노래가
저마다 서러운 식욕처럼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