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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Jun 01. 2021

리모델링 주택의 측량

- 철거전에 측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거 전에 측량



어릴 때 살던 집에서는 옆집과의 경계가 따로 없었다. 담이란 개념이 없었고, 옆집의 방벽이 바로 우리 집 마당과의 경계였다. 그 집의 창문은 우리 마당을 향해 바로 나 있어서 우리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한눈에 바라보였고, 민감한 사춘기를 지내던 우리는 마당에 평상을 펴놓고 지내던 일도 그때는 꺼렸다.

집과 집 사이의 이격거리라는 것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동네 집들은 따닥따닥 붙어 있어서 그냥 마당을 가로지른 가운데 담장이 허술하게 가로놓여 있을 따름이었다. 그래도 이미 있던 담벼락을 없애버리라거나, 새로 허물고 지으라는 말을 차마 하지도 못했고, 그냥 지내야 했다. 동네에서 살아가는 인정 때문인 셈이다.

마당이 빤히 드려다 보이는 창문도 가리라는 말을 차마 못 했을 정도로 서로 안면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일이 허다했다.

물론 집을 지어도 옆집과 담을 공유해야 했으니 서로 쌓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게 경계가 모호하거나 없는 곳에서 살아서 그동안 세상을 살면서 금을 긋는 일이 어려웠다.



경계 복원 측량 후 사방으로 경계점이 표시되어 있다


철거가 시작되면서 벽 2군데는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 철거하고 새로 쌓아야 하니 그전에 경계 복원 측량이 필요했다. 경계 침범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지적도를 기준으로 가려야 하는데 이때 지적도상의 경계를 실지에 복원하기 위하여 행하는 측량이 경계복원측량이다.


측량은 시공사에서 접수하고 딱 1주일 뒤의 오후 2시경에 시작되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지적공사에 개인이 접수해도 된다. 간단하다고 한다.

시공사에서 하면 대행비가 들지도 모르지만, 철거나 착공 관련 날짜를 감안해서 시공사서 알아서 하는게 편했다.

경계 복원측량은 한국 국토 정보공사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우리는 가까운 용산 마포지사에서 측량을 했다.

측량 일과 측량 시간이 문자로 고지되고 입회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있다.


측량을 할 때는 옆집 주인도 참관했다. 설계사무소와 시공사도 다 참관했다. 옆집 주인은 매수한 집과 거의 동시에 집을 지어서 기초도 탄탄하고 서로 거의 동시에 을 지어서 아무 문제도 없다고 계속 주장했다.


측량할 때만 해도 우리는 매도인이 옆집이 경계를 넘어와서 지었다고 말을 해서 시공사와 설계 사무소에 모두 말했을 정도다. 아마 그럴 것이라고. 그리고 걱정조차 안했다.

대부분은 측량시 두근두근한다고 했다.


그런데 측량 결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우리가 산 구옥이 딱 대지 경계에 바로 벽을 쌓아 올렸던 것이다. 말하자면 매매한 구옥은 옆집과의 이격거리인 50cm를 지키지 않고 벽을 쌓았다. 이격거리는 골목의 집들이 각각 경계선에서 50cm씩 들어가야 한다.


측량 결과 우리가 구입한 집이 대지 경계에 바로 집을 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우리가 벽을 허물고 50cm를 물러나서 짓기로 했다.

물론 이격거리를 지키는 것이라서 집의 면적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벽을 허물지 않고 리모델링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다시 설계가 되고, 견적이 나와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벽체를 재시공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면서 시공 비용은 다시 증가했다.

경계점 표지 위치들이 찍히고 경계점을 붉은 플라스틱 같은 것으로 박아놓았다.  한번 박으면 안 빠진다고 한다. 아직도 그래서 박혀있고, 표식이 남아있다.

만일에 시공 과정 중에 소실이 되는 수도 있으니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다시 측량해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경계 복원 측량 결과 보고서도 시공사에서 자료를 받았다.

이날은 착공 신고도 완료되어서 측량이 끝나는 동시에 철거가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측량의 중요성



비용적인 여유가 있고, 또한 꼭 그 집을 구매해야겠다는 확신이 선다면 경계 측량 후에 매매를 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경계복원측량은 3개월 이내에 재 측량 시는 90% 감면되고 6개월 이내 재 측량 시에는 70% 감면되고 12개월 이내 재 측량 시에는 50% 감면이 된다고 하니 필요하면 잘 이용할 수도 있다.


우리가 측량 후에 매수한 집이 이격거리를 지키지 않고 대지 경계에 바로 벽을 쌓아 올린 사실을 알게 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집을 다 짓고 난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더 아찔한 일이 벌어질 뻔했었다.

그러니 측량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추후에 집을 매매한 부동산 사장님을 만나서 측량 결과를 말했더니 집을 매도한 주인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는 말만 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우리가 집을 매입한 후에 마포에 소형 평수만 나오면 무조건 사는 어떤 분에게 부동산을 중개했는데, 그분도 경계 복원 측량을 하니 산 건물이 옆집 땅을 1평이나 차지하고 있어서 14평이 13평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건물을 매매했을 때 14평 가격으로 샀을 것인데 측량 후에 줄었으니 그 이후는 어떻게 되었을지.


우리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측량을 하는 날과 측량시의 유의 사항을 미리 고지 받았다





측량 유의사항에서 주지할 것은 경계점 표지의 설치는 사유재산권 행사여서 입회인이 직접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니 반드시 매수자가 참가해야 한다.

또한 측량 시 토지 소유자 및 이해 관계인의 입회를 권장한다니 경계를 이룬 옆집에 미리 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담장을 사이에 둔 옆집과는 이격거리를 잘 지키고 있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오히려 벽면이 있는 쪽이 허물어야 하는 부분이라서 피해를 본 셈이다.


이날 측량은 4시간 이상이 걸렸다. 사진은 일절 찍지 못하게 했다. 측량 기사들이 보는 카메라를 들여다보는 것이나 촬영도 절대 금지다. 그런데 잠시 보라고 해서 딸이 보니, 측량은 착오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좌표 측정은 GPS 기준으로 하니 정확하다고 했다.


한국전쟁 이후 전후 복구과정에서 불분명한 경계에 들어선 건물이나, 급격한 산업화 등에 따른 경계 혼동으로 인한 건축, 전쟁 중 멸실된 지적공부의 부실한 복구 및 지적측량 기준점의 오차에 의해 잘못 결정된 경계에 건축된 건물 등의 경계 침범 문제가 많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갈등도 야기할뿐더러, 정부 차원의 지적도 문제가 명쾌하게 설립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측량 문의가 들어오면 그 일대를 전부 다 측량을 한다고 했다. 그날도 우리 집의 경계선을 벗어나서 멀리까지 측량이 되었다. 그 골목들 일대가 측량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4시간 여가 소요되었다.


경계복원측량은 등록할 당시의 측량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등록 당시의 측량방법, 측량 당시의 기준점이 기준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특히 경계 복원측량의 경우 등록 당시의 측량 기초점과 동일하여야 한다고 알게 되었다.


아무튼 측량이 실시됨으로써 모든 의혹점은 사라지고, 오히려 건축되기 전에 명확해져서 홀가분했다.


비록 비용이 들어도 처음부터 정확하고 깔끔한 것이 좋다.




https://baro.lx.or.kr/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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