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 있을까.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가물거리며
서러운 점이 되어 깜빡 꺼져버리던
그 아찔함을 고스란히 견디고 있을까.
강물처럼 출렁이던 온몸을 기댈 데 없던
외로운 영혼 하나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있었고
길게 벽에 드리운 그림자
한 잔의 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래도 불빛은 따스했다.
음악은 실내에 안개처럼 자욱하고
악기처럼 울고 있던 이별의 시간
마침내 세월이 흘러 고단한 안정이 오리란 걸
유행가 가사처럼 되새기며 바라보았다.
이미 떠난 것들의 등 뒤에 남겨진
금 간 것들의 얼굴을 꺼내 들고
오래도록 흐느끼던 불빛 속에서
서러운 점으로 깜빡 꺼져버리던
그 아찔함 고스란히 견디며
아직도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