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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Oct 31. 2021

아직도 흐린 불빛의 찻집에 있을까

         

아직도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 있을까.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가물거리며

서러운 점이 되어 깜빡 꺼져버리던

그 아찔함을 고스란히 견디고 있을까.       


강물처럼 출렁이던 온몸을 기댈 데 없던

외로운 영혼 하나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있었

길게 벽에 드리운 그림자

한 잔의 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래도 불빛은 따스했다.

음악은 실내에 안개처럼 자욱하고

악기처럼 울고 있던 이별의 시간

마침내 세월이 흘러 고단한 안정이 오리란 걸

유행가 가사처럼 되새기며 바라보았다.


이미 떠난 것들의 등 뒤에 남겨진

금 간 것들의 얼굴을 꺼내 들고

오래도록 흐느끼던 불빛 속에서

서러운 점으로 깜빡 꺼져버리던

그 아찔함 고스란히 견디며

아직도 흐린 불빛의 찻집에 앉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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