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물

by 이지현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


강물에 어린 산이
거꾸로 서서 마음을 털고 있다.
우리도 마음 뒤집어

오래 잔물결속에 갇혀 있던 것들

한번쯤 툭 버려도 좋으리.


강기슭을 헤매던 마음 하나
은은한 풍경소리로 떠나고
절망의 끝을 보던 고단함에게
숱하게 눈물겨운 위로를 했느니.


마침내 빈 강물 앞에서 알게 된 것은

저다지 무거운 산조차 거꾸로 서서

가벼이 마음 털고 깊이 가라앉는 것

해묵은 사랑조차 맑고 찬 물에 헹구는 것.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출생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