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
강물에 어린 산이
거꾸로 서서 마음을 털고 있다.
우리도 마음 뒤집어
오래 잔물결속에 갇혀 있던 것들
한번쯤 툭 버려도 좋으리.
강기슭을 헤매던 마음 하나
은은한 풍경소리로 떠나고
절망의 끝을 보던 고단함에게
숱하게 눈물겨운 위로를 했느니.
마침내 빈 강물 앞에서 알게 된 것은
저다지 무거운 산조차 거꾸로 서서
가벼이 마음 털고 깊이 가라앉는 것
해묵은 사랑조차 맑고 찬 물에 헹구는 것.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