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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Oct 10. 2021

깊은 강물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


강물에 어린 산이
거꾸로 서서 마음을 털고 있다.
우리도 마음 뒤집어

오래 잔물결속에 갇혀 있던 것들

한번쯤 툭 버려도 좋으리.


강기슭을 헤매던 마음 하나
은은한 풍경소리로 떠나고
절망의 끝을 보던 고단함에게
숱하게 눈물겨운 위로를 했느니.


마침내 빈 강물 앞에서 알게 된 것은

저다지 무거운 산조차 거꾸로 서서

가벼이 마음 털고 깊이 가라앉는 것

해묵은 사랑조차 맑고 찬 물에 헹구는 것.


깊은 강물을 바라보는 것은
깊은 생의 무게를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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