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현 Oct 16. 2021

가을 꽃밭에서

때때로 생각하네.

마음을 가린 그늘이 있지.

여기저기 가을꽃은 잔잔하고

슬픔처럼 키가 낮은데

가을꽃 지는 자리 함께 지는 것들.

언젠가 쓰러졌던 마음 같았네.


오랫동안 햇살은 가을 꽃밭에 머물러

영영 지지 않을 것처럼 그립고

쓸쓸한 꽃잎들을 거느리고 낙하하는

봄 편지 같은 윤기 나는 씨앗들

불현듯 마음 일으켜 따스함을 읽네.


허무롭게 걸어온 길 위에서 꿰맨 시간들

이제 얼마든지 손들어 쓰다듬을 수 있어.

깊은 보랏빛 슬픔 남았던 을 꽃밭에

누군가 말없이 마음 밀고 들어 

기다림의 긴 편지를 함께 쓰네.

매거진의 이전글 깊은 강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