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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Jan 15. 2022

마음에게

어느 날 마음은 무전여행을 떠났다. 

막다른 길에서 텅 빈 채 헤매는 일이 잦았다.

바다에서는 바다를 잃어버렸고

풀밭에서는 이름들을 다 지웠다. 


눈물이 바짝 마른 채 사구에서 목이 메었고

돌아올 길이 없는 철새처럼 막막했다. 

허무맹랑한 길만 너무 믿은 탓이다. 


이제 무모한 신호는 기다리지 않으리라. 

이제 떠남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리라. 

이제 돌아옴에 대해서는 더욱 함구하리라. 


어느 날 몰래 떠나버린 마음을 찾아서

펑펑 뚫린 길에서도 헤매는 일이 잦았지만 

거리에서는 누군가 부르는 이름을 들었고

빈집은 오래 명랑하게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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