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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현 Aug 20. 2021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리얼 후기

개별적인 상황이 발생 시는 잔여백신이라도







코로나 1차 접종을 잔여백신으로 가까스로 마쳤습니다.

오늘이 4일 지난날이니 아침 댓바람부터 국민 비서에서 득달같이 문자가 왔네요. 별일 없냐는 안부인사군요. 그런데 뉴스를 보니 젊은 층의 코로나 예약률이 약 60% 정도. 깜짝 놀랐어요. 젊은 층이 예약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100%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코로나에 감염될 시는 그다음은 상상도 못 할 힘든 날들이 이어진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누차 말했는데 백신의 위험성 때문에 맞지 않는다는군요. 그러나 어떤 상황이 더 경중이 있을지 고려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만일에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예약을 하지 못했다면 저처럼 잔여백신이라도 열심히 잡아서 맞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코로나에 걸린 주변 사람들은 젊은 분들인데도,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아픈 것을 경험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할 정도입니다.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이미 사후약방문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들 소용이 없죠. 그 후유증은 더 말할 필요도 없고요.


누구나 순서대로 백신을 예약할 수 없거나, 맞지 못할 상황이 있습니다. 저도 잔여백신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90이 훨씬 넘는 어머니가 화이자 2차 접종까지 한 후에 어떤 상황이 생기면 대처할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마냥 대기 중이었습니다. 30여 년이 넘게 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돌보고 있는데 주변에 돌볼 사람이 다 없어요. 그러니 저까지 백신을 맞다가 아프게 될까 봐 지레 걱정이 되어서 백신을 포기했었습니다


2. 백신 접종을 할 당시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기말고사까지 겹쳤습니다. 그때는 너무 일들이 넘쳐서 힘이 듭니다. 기말고사 기간 중에 2주 동안 눈의 실핏줄이 3번이나 터져서 20여 년 제가 알고 지내는 서울대 약대 나오신 약사 선생님이 머리가 터질걸 약한 눈이 터져서 아직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지만 늘 그런 상황인 걸 약사님은 잘 알고 있어요.


3. 집을 짓고 이사 후에 매일 3시간씩 통근을 하는데 체력이 매일 바닥이 됩니다. 살면서 전신 마취를 하는 큰 수술을 여기저기 3회나 했습니다. 그리고 건강도 어릴 때부터 알아주는 약골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는 현재까지 독감 예방주사도 맞은 적이 없습니다. 독감주사만 맞으면 40도 가까이 오르는 고열로 죽다가 살아나서 간호사가 앞문으로 주사를 맞히러 들어오면 저는 뒷문으로 바로 일어나서 도망갔습니다. 한 번은 운동장 2바퀴를 잡으러 오는 선생님과 함께 돌았습니다. 그 이후 예방주사는 면제였습니다. 그래서도 백신을 맞을 자신이 없었습니다.


4. https://brunch.co.kr/@greensonata/708

병원에서 괜찮다고 했지만 10년 이상 신장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에까지 갔었는데 두렵습니다. 그리고 병원만 가면 혈압이 160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늘 벌어집니다. 가정 혈압은 제 나이에는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혈압입니다.


5. 외국 사는 동생들까지 이미 다 가족들이 전부들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다 무증상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모더나를 맞은 큰 딸은 백신 반응인 발진이 조금 나타났다가 3일후에 괜찮아졌고, 한국에서 모더나 맞은 동생은 핏줄이 다 올라와서 약간 고생했지만 나아졌습니다. 아즈는 동생들이 사는 그런 나라들에서는 처음부터 폐기된 백신이고 인증받지 못한 백신입니다. 그런데 접종률 올리는 방편으로 우리를 맞히려 든다고 매일 울분이더군요. 이 문제는 사람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다른 것 같지만 그쪽 나라들은 세계 최강의 선진국들이고, 코로나 걸리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쩔 수 없더라도 맞아야 한다고 제 주변 분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에 의해서 상시 접종이 아닌 이상에는 특별한 상황이 되므로, 딱 정해진 날짜의 예약은 할 수 없습니다. 질병청도 개개인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으니 백신이 넉넉해질 때는 접종 방법이 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만, 정치가들이란 융통성이 좀 없어 보이고, 자기들 인기에 영합된 정책만 더 우선하니까 자신 있게 주장은 못하겠어요. 잔여백신 잡기 말고 다른 방법을 쓰면 더 좋겠어요. 



https://brunch.co.kr/@greensonata/753



화이자 1차 접종 기록



# 1일 차


폰으로 아들이 열심히 새로 고침을 하면서 노량진의 이비인후과 예약 성공 후, 시간이 촉박해서 택시 타고 가면서 동시에 국민 비서에서 예약된 내용 등을 문자로 보내 주었습니다. 그때까지 점심을 못 먹어서 빈속이라 냉장고에 있던 마카롱을 먹고 혈전 방지를 위해 미리 타이레놀 한 알 먹었으니 주사맞기 1시간 전입니다. 이 문제는 일본에서 약대를 다니는 딸이 모더나 2차 접종까지 끝냈는데, 아는 의사 선생님이 꼭 그렇게 하라고 해서 만일에 백신을 맞을 일이 있으면 잊지 말라고 했던 일입니다.  

주사 자리는 동그란 밴드 하나 붙여주면서, 2시간 후에 샤워. 되도록 안 하는 게 좋다고 하고, 술 마시지 말라고 하며, 아프면 터이레놀 먹고 괜찮으면 먹지 말라고 했어요. 15분 병원에 대기할 동안 별일 없어서 나오는데 그때 국민 비서에서 2차 예약된 문자를 보내 줍니다. 집에 와서 나의 특 처방 음식인 황태포와 부추를 잔뜩 넣고 계란 1알 넣은 수제비를 끓여 먹었어요. 감기 걸렸을 때도 이 국밥 한 그릇이면 끝나죠.

4시간 후에 팔에 느낌상 힘이 없는 듯한 기분 외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고. 붓거나 붉어지지도 않았어요. 어찌 될지 모르니 3일간의 모든 일정은 취소합니다. 그 전에도 5일간 쉬는 중이었어요. 강남에 가던 건물이 코로나 양성 환자가 나온 바람에 전면 모든 것을 취소하고 집에 있는 중이어서 컨디션이 완전 최고였습니다.



# 2일 차


자고 일어나도 별 증상은 없고, 다만 팔이 1일 차보다 약간 묵직한 감과 힘이 없지만 주사 맞았으니 하는 느낌으로 일어나는 증상으로 보였어요. 제가 평생에 워낙 몸이 시원찮은 사람이다 보니 다들 걱정이 되어서 보고 물어도 보지만 감기 걸려서 맞는 항생제 주사가 백배 더 아팠다는 거죠. 이건 완전 무증상입니다.

주사 맞은 반경의 약 5센티 정도만 만지면 아픈 정도라서 약을 먹지도 않았어요. 오랜만에 주사 핑계 대고 일도 안 하고 낮잠도 잤어요.

다만 무거운 거 들 힘은 없고 들고 싶지도 않고, 주사 맞은 왼팔이 위로 올리면 무겁고 약간의 미세한 통증이 생겼어요. 그런데 이것도 밤에 잘 무렵은 팔 통증 덜해지네요.

이날도 만일에 해서, 황태포와 부추를 반단 정도, 계란 1알 풀고 저만의 국을 끓여 먹었어요. 제기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바로 황태포와 부추죠. 집에서는 저만 먹어요. 아무도 안 먹더라고요. 감기 걸릴 때면 다들 억지로 먹지만요.



# 3일 차


아침 8시경 머리가 갑자기 욱신욱신하게 아픈가 만가 느낌인가 싶어서  아침 먹고 타이레놀 한 알 먹고, 점심때까지 개운하지는 않은데 금세 아주 멀쩡해졌어요. 팔은 들어보니 별 통증조차 없어요. 이날도 계란 1알 넣은 황태부추수제비로 또 한 가득 먹어요.  



#4일 차


정말 멀쩡합니다. 다들 물어보는데 무증상으로 결국 끝났습니다. 계란 1알 푼 황태 부추 수제비만 며칠 내내 먹어서 저로서는 정말 좋은 날이었어요.



# 저처럼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분들이나, 건강 걱정 때문에 백신 접종이 꺼려지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에 걸려서 앞으로의 건강이 더 걱정이 된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걸 보자 저도 잔여백신이라도 잡아서 아이들 중간고사 오기 전에 얼른 맞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아들이 바로 잡아주네요. 저도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갔는데 무증상으로 끝이 나서 신기합니다. 저는 솔직한 말로 죽을 줄 알았어요. 그동안의 저의 모든 건강상태로 보아서요. 아니면 병원에 반 죽어서 실려 가거나. 주위 아는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들 하고 있었지만요.


그런데 90이 훨씬 넘은 어머님이나 동생들도 전부 다 백신을 맞고 멀쩡하고, 주변에 제 나이 또래의 엄마들이 전부 멀쩡하고, 시기도 맞춤하고 해서 맞으러 갔다가 정말 잘했다고 생각 중입니다. 만일에 염려가 되는 분들이 계시면 미리 혈전 검사를 하는 게 있다고 하네요. 사실은 저도 잔여백신 잡기 전에는 예약이 되면 혈전 검사를 반드시 하고 맞으리라고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할 수 없이 잡힌 잔여백신을 맞으러 갔어요. 그것도 취소하면 불이익이 있다는군요.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모두들 자유로운 시간들이 되면 좋겠어요. 오늘 또 코로나 거리두기가 연장되었다는 슬픈 뉴스가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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